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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지發 택시혁명] “기본요금에 4000원 더!”…‘불금’도 승차거부 걱정 ‘끝’
[헤럴드경제=박혜림ㆍ배두헌 기자] 인파가 몰리는 ‘불금’(불타는 금요일), 서울 강남과 홍대앞에서 택시 잡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빈차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물론, 콜택시를 불러도 가까운 목적지는 외면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직장인 김근우(30ㆍ가명) 씨는 최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말 저녁에도 비교적 수월하게 택시를 잡고 있다. 목적지도 명동에서 서울역 등 기본요금을 조금 넘는 거리였지만, 콜택시 승차거부는 없었다. 기본요금에 ‘팁’을 붙여 기사를 부를 수 있는 택시 앱 기능 덕분이다.

명동서 서울역까지 5000원 가량의 택시비에 팁 4000원을 더 붙여 총 9000원을 지불해야 했지만 김 씨는 만족했다. 그는 “지하철도 끊겼고 걸어가기엔 먼 거리였다”면서 “4000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일찍 들어가 자는 게 더 낫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밤거리 택시를 잡는 풍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길가에서 택시를 잡는 사람이 줄어든 대신, 앱을 이용해 ‘스마트하게’ 택시를 대령하는 엄지족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택시 앱이 택시 문화를 바꾸고 있다.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곳에서 기사들에게 사전 ‘팁’을 제안해 콜을 부르는 승객이 생겼는가 하면, 기사들은 승객에게 택시 서비스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남겨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서 3살, 4살, 연년생 아이들을 키우는 정모(36ㆍ여) 씨는 앱 택시가 생긴 뒤론 집에서 5분 가량 떨어진 대로변까지 나가 택시를 잡아본 적이 없다.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택시가 주택가 골목길까지 들어와 집 앞에서 바로 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 씨는 “굳이 두 아이들을 데리고 힘들게 걸어나갈 필요가 없다는 장점 때문에 앱 택시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앱 택시는 택시 기사들의 영업 방식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상당수 택시 앱의 경우 승객이 하차 후 ‘친절도’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부근에서 만난 7년차 택시 기사 정모 씨는 “나중에 앱 사용자가 더 많아질 거라고 보기 때문에 친절도 평가까지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 씨의 태도는 다른 기사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부드러웠다. 정 씨는 또 하차를 하려는 본지 기자에게 “별 점수를 잘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택시 앱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강남구, 종로구 등 택시를 타려는 사람들이 적잖은 곳에선 일부러 주변을 배회하다 콜이 들어오면 장거리 손님만 골라 받기도 한다. 한 법인 택시 기사는 “강남같은 곳은 콜을 안 받아도 될 정도로 손님이 많아 앱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간혹 교대 장소 근처까지 가는 손님이 있거나 장거리 손님이 있으면 받는다”고 털어놨다.

밤거리 택시를 잡는 풍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길가에서 택시를 잡는 사람이 줄어든 대신, 앱을 이용해 ‘스마트하게’ 택시를 대령하는 엄지족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택시 앱이 승차거부와 같은 고질적인 문제를 뿌리뽑고 새로운 택시문화를 정착시키기까지는 장애물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대목이다.

규모가 커지면서 택시앱 서비스가 무료 정책을 앞으로도 유지할 것인가도 이용자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업체들은 일단 “플랫폼 사업은 수수료가 아닌 더 큰 수익 모델이 가능한데다 만약 유료화가 되면 다른 무료 업체로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시장 특성상 유료화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있다”며 유료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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