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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태 각종 이면계약으로 1000억대 공군 EWTS사업 ‘쥐락펴락’
[헤럴드경제=법조팀]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이 주도한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납품비리에 하청대금 돌려주기와 중개수수료 대납, 연구개발 ‘면책’ 등 각종 이면계약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일광공영과 국내외 참여업체가 1100억원대 사업비를 나눠 가지는 과정에서 이런 비리가 저질러진 것으로 보고 군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1일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에 따르면 SK C&C는 2007년 12월28일 이 회장과 ‘업무제휴협약서’를 맺었다.

‘SK C&C를 국내 하청업체로 선정해주면 하청대금의 32%를 일광공영이 지정하는 업체에 재하청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회장은 터키 군수업체 하벨산의 국내 판매대리권을 독점하고 있었다. 협약은 방위사업청이 하벨산에 정식으로 제안요청서를 보내기도 전에 체결됐다.

SK C&C는 EWTS 사업의 국내 유일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C2(주전산장비)·SAS(신호분석장비)·TOSS(채점장비)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맡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면계약 때문에 사업 상당 부분이 솔브레인 등 이 회장의 계열사로 재하청됐다.

이 회장은 SK C&C와 이면계약 이행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하청대금 529억원(4412만달러)의 32%인 170억원을 TOSS 연구·개발 재하청 대금으로 요구했다. 여기에 C2 연구·개발과 SI(시스템통합) 작업을 84억원에 일괄 재하청해달라는 조건을 추가로 내걸었다. 이 가운데 C2 연구개발비 60억원은 원래 하벨산이 이 회장에게 지급할중개수수료였다.

SK C&C는 이런 조건을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는 대신 하벨산으로부터 C2 연구개발에 대한 ‘면책’을 약속받았다. 당초 두 회사가 맺은 하청계약에는 “SK C&C가 재하청을 주더라도 모든 작업에 대한 책임은 SK C&C가 진다”고 돼 있었다.

재하청을 받은 일광공영 계열사 솔브레인은 연구개발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 결국 C2는 국내 연구개발 없이 하벨산으로부터 넘겨받은 장비 그대로 장착됐다. 부실 장비에 대한 책임이 공중에 떠버린 셈이다.

SK C&C는 당초 이들 장비의 유지·보수와 후속 군수지원까지 해주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필요한 기술도 확보하지 못했다.

공군은 EWTS 장비가 고장나면 국내 영세 IT업체에 수리를 맡기는 실정이다.

합수단은 일광공영·하벨산 등과 이런 수법의 EWTS 납품사기를 공모한 혐의로 전 SK C&C 전무 윤모(57)씨를 구속기소했다. 공군 준장 출신인 이 회사 전 상무 권모(61)씨는 이미 구속 상태로 재판 중이다. 합수단은 당시 방위사업청에서 EWTS 업무를 맡은 신모(50) 중령을 구속하고 연루된 군 인사가 더 있는지 추궁하고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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