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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임수정 "'은밀한 유혹' 시간이 지나도 애틋한 작품"
배우 임수정이 영화 '은밀한 유혹'으로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이 영화 속에서 임수정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맞게 휘몰아치는 복합적인 감정을 세심하게 표현했다. 임수정의 연기는 단연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빨려들게 한다.

'은밀한 유혹'은 프랑스 작가 카트린 아를레의 원작 소설 '지푸라기 여자'가 모티브가 된 작품으로 절박한 상황에 처한 여자 지연과 인생을 완벽하게 바꿀 제안을 한 남자 성열의 위험한 거래를 다룬 짜릿한 범죄 멜로를 그렸다.



이 작품은 윤재구 감독이 임수정을 염두하고 쓴 시나리오로 유명하다. 임수정은 이에 대해 배우로서 영광이고 감동이라고 행복해했다.

"대본을 읽고 난 뒤에 단박에 출연을 하고 싶다고 의사를 전했어요. 원작 소설은 그 이후에 봤죠. 참 매력 있는 소설이더라고요. '지푸라기 여자'를 읽고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을 하셨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비슷한 듯 다른 지점들이 많더라고요."

영화 속 지연은 임수정이 고심했던 연기의 흔적들이 엿보인다. 임수정은 지연의 어떤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을까.

"지연이가 제안을 받아들이고 난 다음부터 자신이 있던 세계가 아니라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되잖아요.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 이어지죠. 지연은 물결 위의 나뭇잎처럼 흔들흔들 거리고 갈등하는 여자죠. 그렇다고 마냥 순종적인 여자는 아니고요. 조금 더 자기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만들어가려고 하는 독한 면들이 세게 부각됐다고 생각해요."

이 작품의 엔딩은 지연의 의미심장한 미소로 끝난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연상시키는 모호한 장면이다. 임수정에게 마지막 미소의 의미를 물었더니 미소를 지으며 정확한 답을 내려주진 않았다.

"글쎄요? 어땠을까요? 지연의 마지막 미소에는 성열의 정체를 알았을까? 몰랐을까? 그녀도 어느 순간부터 계획을 짜고 있었나? 등 하나의 의미가 미소 하나로 복합적인 열린 결말을 주고자 하는 의도였어요. 여리고 흔들리는 여자지만 동시에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이기적인 여성 이 두 가지를 담고자 했는데 제겐 너무나 어려운 주문이었죠. 시나리오 엔딩 마지막 한줄이 '그렇게 돌아보는 지연의 얼굴로 카메라가 들어간다' 이거 뿐이었어요. 표정 설명은 없었어요."



'은밀한 유혹'은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 되어 원작과는 다른 결말로 향한다. 여기에 아쉬웠던 관객들은 임수정의 설명을 들으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갈 것으로 보인다.

"원작 소설과 다른 결말이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주체적으로 자기가 이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보이는데, 지연의 캐릭터가 현대사회에 맞게 잘 부각된 것 같아요. 원작이 발표된 1954년도와 현대 여성의 사회적인 위치, 파워가 다르지 않을까요. 조금 더 진취적으로 만들어가려는 어느 정도의 해석이 들어간 것 같아요."

원작 속에서 성열은 중후한 카리스마를 지닌 60대 노인 비서로 묘사됐다. 영화에서 이 인물은 한층 젊어진 성열로 그려졌다. 이에 대한 임수정은 생각은 어떨까.

"굳이 비교하진 않았어요. 원작이 있다고 하더라고 기본적인 틀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이니까요. 그게 시나리오의 묘미 아닐까요. 작품에 들어간 순간부터 전에 있던 것은 다 잊고 지금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해요."

'은밀한 유혹'은 임수정에게 여러모로 애틋한 작품이다. 임수정이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여한 스태프들이 꽤 있다고. 이들과 함께 하면서 자신도 한층 성숙하고 성장했음을 느꼈다고 한다.

"'은밀한 유혹'은 제작 기간이 길어서 촬영을 마치고 1년 만에 선보이게 됐어요. 하는 동안 캐릭터도 쉽지 않았고 그 무게에 짓눌려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걸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어요. 어느새 제가 선배 배우가 돼버렸기 때문에 많은 스태프가 제게 의지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 감동이면서 짠했어요."



이번 작품도 물론이고 '내 아내의 모든 것', '김종욱 찾기', '각설탕' 등에서 여성 캐릭터가 성장하거나, 자아를 찾아가는 작품에 출연해 선두에서 이끌어가는 역을 해왔다. 이런 배역을 할 때마다 부담감과 연기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을텐데 아랑곳하지 않고 해낸다.

"그런 캐릭터를 하는게 쉽진 않아요. 하지만 이상하게 어려운 도전이나 캐릭터를 보면 도전의식이 생기더라고요.(웃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배우로서 연기 욕심이 있다 보니까 그런 작품들을 주로 한 것 같아요."

연기할 떄가 제일 즐겁다는 임수정은 올해 하반기에 크랭크인 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목표란다. 곧 임수정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길 기대한다.

"만들어진 결과물을 보이는 것도 배우의 영역이지만 배우는 연기하는 사람이잖아요. 그 과정 속에서가 가장 빛나는 것 같습니다. 그 즐거움도 이제야 느껴지는 것 같고요. 다른 작품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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