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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은 슈퍼리치!(18)]‘메르스 공포속’, 에볼라 지도로 주목받은 24살 헬스케어 사업가
헬스케어에 IT 접목한 젊은 생명공학도 출신
작년 美 ‘에볼라 공포’ 속 발병현황 지도 선보여
“정부 발표 기다릴 필요없다”며 정확한 정보제공 자신
‘주목해야 할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꼽히며 화제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최근 국내 IT기업인이 제작ㆍ배포한 ‘메르스 지도’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보다 한 발 앞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덕에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에볼라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렀던 미국에서도 한 청년 기업가가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샌디에이고 기반의 ‘브릿지크레스트 메디컬(BridgeCrest Medical)’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네이던 클라러(Nathan Klarerㆍ24)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브릿지 크레스트 메디컬 창업자 겸 CEO 네이던 클라러

그가 2013년 설립한 브릿지크레스트 메디컬(이하 브릿지크레스트)은 에볼라 위기 속에서 3만달러(약 3400만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작년 12월, IT전문지 인포메이션 위크(Information Week)도 이제 갓 1년된 신생기업을 ‘앞으로 주목해야 할 헬스케어 스타트업 9곳’에 선정하며 기대감을 표했다.

▶‘에볼라 지도’ 화제, 빅데이터 분석으로 발병 실시간 추적=2014년 미국 전역에 퍼졌던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은 거꾸로 브릿지크레스트에겐 기회가 됐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1970년대부터 아프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수차례 창궐한 전염병이다. 작년 9월, 텍사스주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열흘 만에 사망하고, 이 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 2명도 감염되면서 미국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됐다.

당시 신생 기업 브릿지크레스트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일명 ‘에볼라 지도’를 제작해 선보이면서 헬스케어 업계에서 주목받게 됐다.

검사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현장에 투입된 의료진이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의 혈액과 콧속 물질을 채취해 검사한다. 채취된 샘플을 따로 연구실에 보낼 필요없이 검사결과가 곧바로 나온다. 이때 사용되는 검사도구 역시 브릿지크레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민간 의료업체들의 최신제품이다.

의료진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결과를 입력하면 브릿지크레스트에 정보가 전달된다. 각 데이터는 날짜와 시간은 물론 위치정보까지 포함하고 있다. 브릿지크레스트는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지도에 해당 정보를 표시한다. 지도를 통해 이용자는 각 지역마다 발병 위험도와 확산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확인할 수 있다. 샘플이 많으면 많으수록 지도에 표시되는 정보의 정확도도 높아진다.

클라러 CEO는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 덕에 수일이나 지체되는 보건당국의 발표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며 “이제 사람들은 알아서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정보는 의료기관과 각 단체(회사, 학교 등)의 최고 책임자들에게도 전달해 전염 확산을 막을 후속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전염성 질병 정보 수집 및 분석과정. (그림=브릿지크레스트 메디컬 홈페이지)

▶광산 근로자 등 위험노출 직종의 ‘피로관리 솔루션’ 제공=전염병 추적 외에도 브릿지크레스터가 내세우는 강점은 또 있다. 바로 근로자들의 건강 및 안전관리 서비스다. 특히 광산 같은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근로자들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여기에도 데이터 분석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보통 각 기업마다 사전교육을 하고, 안전장비를 제공하지만 이것이 사고를 완전히 막아주진 못한다. 클라러 CEO는 작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대부분이 ‘근로자의 피로’에 기인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매시간 근로자들의 정확한 건강정보가 파악돼야 한다고 봤다.

클라러 CEO는 산업 전문가들과 손잡고 ‘피로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근로자들이 착용한 스마트 워치(smart watch)를 통해 잘 때와 쉴 때 수면의 질과 양, 심장박동 등 주요 신체정보를 추적한다. 정보는 자동으로 브릿지크레스터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에 전송된다. 기존 통계에 기반해 근로자들의 위험정도가 고위ㆍ중위ㆍ저위로 분류돼 판정된다.

회사에 상주하는 의사나 안전 관리자는 데이터 분석결과에 따라 근로자의 근무투입 여부를 결정한다. 덕분에 졸음 위험이 있는 근로자를 제외할 수 있고, 사고도 방지할 수 있다. 위험수준에 있는 근로자는 추가 검사나 치료를 받는다.

이처럼 클라러 CEO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로 개인의 건강과 조직의 안전을 높이는 것을 사업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브릿지 크레스트 메디컬 창업자 겸 CEO 네이던 클라러

▶일찍이 헬스케어 산업에 눈 뜬 생명공학도=클라러 CEO는 샌디에이고의 캘리포니아대 제이콥스 공대(Jacobs School of Engineering)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실리콘 밸리의 최신 기술이 가장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문도 바로 헬스케어(healthcare)라 생각했다.

창업에 나서기 전 경험도 풍부했다. 투자자문 회사에서 인턴으로 리서치와 서베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법을 배웠다. 헬스케어 회사의 인턴으로 있을 땐 모잠비크 에이즈 환자의 바이러스 양을 측정하는 도구 등 의료기기 개발에도 참여했다.

이러한 경험을 모두 쏟아부어 탄생한 것이 바로 브릿지크레스터였다. 클라러 CEO는 불과 22살 때 헬스케어와 IT를 접목한 회사를 차리며 기업가로 성장했다. 이후 1년만에 3만달러 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에볼라 지도(그림=브릿지크레스트 메디컬홈페이지)

▶에볼라와의 전쟁은 계속=에볼라에 이어 메르스까지 전염성 질병이 전 세계를 동시에 위협하는 사안으로 떠오르면서, 클라러 CEO가 내세운 빅데이터 솔루션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로선 절박한 사안이다. 미국에선 에볼라 공포가 잠잠해졌지만 서아프리카 등지는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다.

클라러 CEO는 “지난 해를 계기로 바이러스 때문에 피폐해진 지역의 사람들에게 우리 기술을 제공할 필요를 느끼게 됐다”며 “좀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회사들과 협약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지난 해 12월, 브릿지크레스터는 최신 진단기기 제조업체인 JAJ 인터내셔널과 파트너십을 맺어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최초로 모바일 기반의 에볼라 테스트 키트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환자에게 에볼라 항체와 항원이 있는지 검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검사결과의 정확도도 82%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클라러 CEO의 올해 목표는 자사의 ‘피로관리 솔루션’을 운송ㆍ석유회사들로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빅데이터 기술로 졸음운전의 위험이 있는 운전기사를 가려내고 사고를 막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는 브릿지크레스터의 시스템이 앞으로 산업현장에서 더욱 필요해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 네이던 클라러가 걸어온 길
1991년 미국 출생 → 2009년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생명공학 전공 → 2012년 7월~9월 PQRS 헬스케어 인턴 → 2012년 9월~2013년 5월 라이프사이 어드바이저스 리서치 인턴 → 2013년 브릿지크레스터 메디컬 창업 → 2014년 12월 인포메이션 위크 ‘주목해야 할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선정

* 주요 현황
3만달러(2014년 9월 투자유치액)
22세(창업 당시 나이)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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