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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97%가 병원내 감염, 고증상환자ㆍ근접이 가장 위험”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중증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2m이하의 근접거리에 있을 경우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중동에서도 환자의 대부분인 97%정도가 병원 내 감염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지역사회 감염이나 공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과도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또 국내에 전파된 메르스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은 낮다는 점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정부와 국내 의료계의 경우 “근접한 경우에 감염이 생길 수 있다”는 잘못된 확신과 삼성서울병원에서의 지체된 환자추적, 불필요한 행정력 소비, 정보 공유의 실패가 초기 방역 실패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과학언론 및 과학계의 국제적 행사인 세계과학기자대회가 마련한 긴급 특별 세션 ‘메르스 확산과 방지 대책: 한국현황 업데이트’가 9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패널로는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 파스퇴르연구소 홍기종 박사가 참여해 논의를 펼쳤으며 제주대의대 이근화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이날 행사에서 김 교수는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지난 2014년 1~5월까지의 사례를 분석한 뉴잉글랜드저널를 인용해 “97%가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감염자 25%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도 병원 내 전파만 확인됐지만 2m이상 떨어진 비교적 먼거리의 병상에서도 감염자가 나타난 사례가 있어 확산 속도가 빨랐다. 김 교수는 “특히 6번 환자의 경우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도 전파될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이력을 추적했어야 했는데 지체됐으며, 삼성서울병원의 14번 환자는 분류가 늦게 되는 바람에증상이 심해지면서 확산이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볼 때 메르스는 근접 거리에서 병원 감염을 통해 전파 될 가능성이 높지만 감염 후 증상이 심해지고 오래될수록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아지며, 이 때는 비근접 거리에서도 감염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김 교수는 “중증 환자가 지역 사회에서 돌아다니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병원 바깥에서의 감염 걱정은 크게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2m이하의 근접거리에서 감염 위험이 높으나 고증상 환자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바이러스를 비교적 먼거리까지 배출할 수 있으므로 특히 병원에서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병원 내 감염과 전파 인지하는 순간부터 환자의 이력 추적과 격리를 하게 되면 감염 확산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파스퇴르연구소의 홍기종 박사는 네덜란드 에라스무스연구소나 한국ㆍ중국의 메르스 바이러스 분석 결과를 보면 변이가 일어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변이 가능성이 없거나 치사율ㆍ감염성ㆍ내성에 큰 영향을 줄 변이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홍 박사는 ▲정보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응급 통제 시스템 ▲신속 정확 균형적인 정보의 공유 ▲마스크, 치료제 등 의료 품목의 공급 등을 감염병 초동대응 3단계로 꼽았으며 “보통의 재난상황에서 중요 정보는 신속하고 정확하며 균형있게 공유해야 하는데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부의 대응실패를 지적했다. 홍 박사는 향후 새로운 치료 및 백신 기술의 개발, 폐혈증 등 치료법 개발, 감염 및 오염 정도를 측정ㆍ예방할 수 있는 공공 시설물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법에 대해서 김 교수는 “현재 몇 개의 항바이러스제를 조합해 어느 정도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며 “완치된 사람의 혈청을 이용하는 혈청요법도 고려해볼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교수와 홍박사는 향후 전파 추이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확산세는 차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말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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