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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보다 귀빈이 중요? 靑 “열감지기는 외국 정상들 위한 것”
[HOOC=김현경 기자] 청와대가 최근 논란이 된 ‘열감지기’ 설치에 대해 “외국 정상들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오전 기자들에게 “열영상감지기 운영한 것 관련해 일부 기사를 알고 있다”면서 “청와대 열감지기 운영은 신종플루가 있을 때 확립된 경호실 내 경호 매뉴얼에 따라 단계별, 정상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매뉴얼에 따른 정상적인 운영이고 매뉴얼에 따라 대응하지 않는 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이어 “우리가 뭐 그런 기조를 유지한다면 우리가 안 걸리려고 하려는 게 아니고 외국 정상이 오시면 그분들의 불안을 해소시켜 드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국민들이 경호 매뉴얼을 잘 지킨 청와대를 칭찬해 주지는 못할 망정 분노를 느끼는 것은 왜일까요?

청와대 경호에는 ‘단계별, 정상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으면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메르스에는 ‘단계별, 정상적’으로 잘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외국 정상의 불안을 해소시켜 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국민의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합니다. ’국민의 불안은 해소시켜 주지 못하고 있으면서 외국 정상이 국민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거죠.

“우리가 안 걸리려고 하려는 게 아니고”라는 대목은 “자기들만 살겠다는 것”이라는 비난 여론에 대한 답변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어불성설(語不成說)입니다.

경호 매뉴얼이라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대통령과 정부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외국 정상을 위해 마련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앞서 대통령경호실에서 열감지기에 대해 해명한 부분과도 어긋납니다.

대통령경호실 공보관은 지난 6일 “메르스가 경호상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 열감지기를 운용 중”이라며 “열감지기는 경호실 보유 장비로 지난 3월 중동 순방시에도 경호 행사장에서 운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단계에서는 열감지기를 시화문, 연풍문, 춘추관 등지에서는 운용하지 않고 있다”며서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귓속체온계의 경우 대통령 근접상근자에 대한 검진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가 원수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는 국가 안위와도 직결되는 사안으로 대통령경호실에서는 메르스 확산에 따른 경호상 위협 요인에 대하여 단계적으로 세밀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경호실의 설명을 간단히 말하면 ‘대통령과 대통령 가까이 있는 사람을 위한 경호 차원의 조치’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우리’를 위한 게 아니라는 대변인의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국민의 안전도 그들의 안전처럼 철저하게 지켰더라면 이같은 논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것은 ‘그럴듯한 변명’이 아니라 ‘제대로 된 대책’입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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