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메르스 경제쇼크] 취약경제에 ‘쓰나미’…5분기째 0%대 성장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메르스 쇼크가 가뜩이나 지반이 연약해져 있던 우리경제에 초강력 ‘쓰나미’를 몰고 오고 있다.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며 성장률을 깎아먹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가 우리경제를 힘겹게 지탱해왔는데 이번 메르스 쇼크로 내수마저 급속히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기대심리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의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인식됐던 2분기에도 성장률이 0%대에 머물며 5분기 연속 0%대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르스 파문이 신속하게 진정되지 않을 경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와중에 구조개혁을 추진할 동력이 사실상 상실되고, 일본식 장기저성장 국면으로의 조기 진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당초 정부와 경제전문가들은 2분기가 경기회복의 최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초에만 해도 경기회복세가 공고화하며 2분기에 1%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낙관론을 펴는 등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생산과 수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메르스 충격으로 경제활동이 속속 정지되면서 회복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내수 위축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휴업에 들어가는 학교가 늘어나며 학생 단체여행은 물론 각종 회합이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여행업계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물론 식당 등 자영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6월은 특히 최대 내수시즌인 휴가철을 앞두고 관련 예약과 의류, 레저용품 구입 등이 활발히 일어나는 시기다. 경기순환 측면에서도 경기회복의 ‘골든타임 중 골든타임’으로 인식됐던 6월 소비가 위축돼 그 파장은 7~8월 휴가철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에 2분기 성장률이 1%는 커녕 올 1분기 성장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출부진으로 2분기 성장률이 1분기의 0.8%보다 낮은 0.6%에 머물고, 하방압력도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4월 산업생산이나 5월 수출이 부진해 2분기가 1분기보다 높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는데 메르스 파문으로 성장세가 더 크게 떨어지게 됐다”며 “하반기에도 경기회복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경기흐름과 기대심리가 꺾이는 것이다. 경기흐름에 반신반의하는 상태에선 경제주체들의 심리와 자신감이 중요한데, 메르스가 결정타를 날리고 있는 것이다. 작년 세월호 파문처럼 그 경제적 후유증을 극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는 확대재정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심화하면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기도 어렵고, 정부정책도 경기부양에 맞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메르스에 대한 보건 당국의 안이한 초동 대응이 국민의 안전위기에서 경제위기, 성장잠재력 위축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