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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35% 성장, 220조원 규모…‘세계 최대’ 中 홈인테리어 시장 가보니
[헤럴드경제(상하이)=신동윤 기자] 중국은 글로벌 홈인테리어 시장 중 업체간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최근 20년간 신규 주택 건설붐을 토대로 매년 35% 이상 성장한 220조원(건재 포함 740조원) 규모의 시장에 약 52만개의 현지 또는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해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는 10조원(건재 포함 28조원) 규모에 불과한 한국과 비교하면 22배나 큰 규모다.
중국 상하이 푸동에 위치한 이케아 바오샨점. 이 곳 역시 이케아가 전 세계에서 구사중인 ‘글로벌 스탠더드’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게 매장을 구성하고 있었다. 다만, 중국 아파트 구조에 맞는 쇼룸을 구성하는 등 현지에 맞추려는 노력도 일부 엿보였다.

중국 경제ㆍ금융ㆍ무역의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上海)는 단일 시장만으로도 가구 인테리어 시장의 규모가 약 4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거대 시장으로, 특히 중고가 고객을 타겟으로 한 대형 매장 위주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 푸동에 위치한 이케아 바오샨점. 이 곳 역시 이케아가 전 세계에서 구사중인 ‘글로벌 스탠더드’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게 매장을 구성하고 있었다. 다만, 중국 아파트 구조에 맞는 쇼룸을 구성하는 등 현지에 맞추려는 노력도 일부 엿보였다.

특히, 이케아, B&Q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지셩웨이방(吉盛伟邦), 홍싱메이카이롱(红星美凯龙), 홀라(HOLA) 등 중국 기업 사이에 절대 강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상하이 푸동에 위치한 이케아 바오샨점. 이 곳 역시 이케아가 전 세계에서 구사중인 ‘글로벌 스탠더드’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게 매장을 구성하고 있었다. 다만, 중국 아파트 구조에 맞는 쇼룸을 구성하는 등 현지에 맞추려는 노력도 일부 엿보였다.

▶이케아, 고집스러운 ‘글로벌 스탠더드’ 전략으로 승부=지난 3일(현지 시각) 방문한 ‘푸동(浦東)’ 지역. 상하이 중심부에서 남동쪽으로 15㎞ 가량 떨어진 이곳에는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와 중국 내에서 사업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가구건자재 유통매장 홍싱메이카이롱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전세계 36개국에 진출한 이케아는 지난 1998년 동아시아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 현재 18개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상하이 푸동에 위치한 홍싱메이카이롱. 일명 ‘가구 백화점’으로 불리는 이곳의 모습은 이케아와는 사뭇 다르게 가장 ’중국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이곳 이케아 바오샨점 역시 전세계적으로 이케아가 추구하고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 전략의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쇼룸→셀프 픽업→계산→DIY’로 이어지는 기본 사업 골격은 전세계 어느 매장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동일했다. ‘宜家家居’ 라는 중국식 표기 및 한자가 가득한 광고판이 아니라면 이곳이 상하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구성이 다른 어느 나라의 매장과 같았다.
중국 상하이 푸동에 위치한 홍싱메이카이롱. 일명 ‘가구 백화점’으로 불리는 이곳의 모습은 이케아와는 사뭇 다르게 가장 ’중국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다만 차이점을 찾자면 중국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34㎡, 55㎡ 넓이의 아파트 구조를 그대로 구현해 이케아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한 것과 식당내에서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양꼬치 구이, 중화풍 덮밥 등을 판매하는 정도였다.

현지 홈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알려진 중국 시장에서 자신들만의 색깔을 지우지 않고서 성공한 거의 유일한 사례”라며 “디자인이 뛰어난 중ㆍ저가 제품을 원하고 해외 경험이 많아 거부감이 적은 20~30대를 중심으로 인기”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가구보단 생활용품에 대한 매출이 훨씬 더 크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하이 푸동에 위치한 홍싱메이카이롱. 일명 ‘가구 백화점’으로 불리는 이곳의 모습은 이케아와는 사뭇 다르게 가장 ’중국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중국에서 이케아가 성공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다른 진출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한 몫 했다. 70% 이상의 상품을 중국 현지 공장에서 조달하며 비용을 최소화했고, 러시아나 동유럽에서 생산하던 유럽 매장 공급 상품도 중국 현지 생산화 작업을 진행하는 등 중국 내 산업에 대한 기여도도 높여나가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홀라 매장. 대만계 기업인 이곳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홈인테리어 업체 중 하나다.

▶생산형 기업들에 유통망 제공…가장 중국적으로 성공한 홍싱메이카이롱=이케아와 건물을 나란히 하고 있는 홍싱메이카이롱은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모습 역시 이케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

단일 브랜드 제품만을 판매하는 이케아와는 달리 홍싱메이카이롱은 대리석 바닥과 샹들리에 등으로 꾸며진 화려한 건물 안에 2000여개의 각자 다른 가구 전문 브랜드의 판매점들이 입주, 영업하는 이른바 ’가구백화점‘의 모습을 띄고 있다. 입주 업체들에게 판매액의 30% 가량을 수수료로 받으며 수익을 올리고 있는 홍싱메이카이롱은 중국 전역 113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지난 2013년에는 연간 매출 8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B&Q. 유럽 건자재 시장 1위, 미국 건자재 시장 톱(Top)3에 빛나는 B&Q지만 현지화 전략의 실패로 인해 중국에서만은 실패를 맛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다른 현지 홈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홍신메이카이롱에 입주하지 못한 업체들은 중국 내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한다”며 “실제로 입주 업체 중 30% 가량은 손해를 보고 있지만, 이미지 때문에 이를 감내하면서 영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홍싱메이카이롱은 이케아보다 다소 비싸지만 DIY 없이 질 좋은 가구를 사고자하는 고객들에게 인기다. 다만, 매장 배치에 일관성이 없고, 고객이 직접 찾아다녀야 한다는 점은 문제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큰 성장세를 보여준 홍싱메이카이롱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대도시 대부분에 진출한 만큼 성장 속도 둔화는 불가피하다”며 “온라인 마켓의 발달에 따라 쇠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B&Q. 유럽 건자재 시장 1위, 미국 건자재 시장 톱(Top)3에 빛나는 B&Q지만 현지화 전략의 실패로 인해 중국에서만은 실패를 맛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진출’ 만으로 성공 장담 못한다=이케아와 홍싱메이카이롱 이외에도 같은날 방문한 생활용품 전문 유통매장인 ‘홀라’와 고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종합하구 유통기업 ‘지셩웨이방’ 모두 각자의 부문에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업체들이다.

다만,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영국에서 설립된 세계적인 건자재 유통기업인 B&Q다.

유럽 건자재 시장 1위, 미국 건자재 시장 톱(Top)3에 빛나는 B&Q지만 중국에서만은 실패를 맛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96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한 때 70~80개의 매장을 운영했지만 지난 2013년 기준 39개 매장을 운영하는데 그쳤고, 매출 역시 2008년(7000억원) 대비 지난 2013년 25억원이 감소하기도 했다.

중국 현지 업체서 근무중인 한 관계자는 “유럽, 미국 시장이 건자재가 많이 필요한 단독주택 위주의 환경인 것고 달리 중국은 아파트 비율이 절대적이란 점에서 시장상황과 부합하지 않음“이라며 “철저한 조사 끝에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현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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