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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600곳 문닫았는데…왜 우리아이 학교는 휴업안하나”
학부모 항의 민원 속출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교육청에는 휴업을 요청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한 괴담도 급속도로 번지면서 보건ㆍ교육당국에 대한 불신 팬데믹 (pandemicㆍ대유행)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4일 교육청과 일선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휴업 공지가 온 학교와 현재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들은 “전국적으로 700여곳이 이미 문을 닫았는데, 교육청에서 불안감이 확산될 것을 우려해 우리 아이 학교의 휴업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추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최모(29ㆍ여) 씨는 “학부모들이 전화해 강남쪽 학교도 휴업하는데 왜 우리학교는 휴업을 하지 않느냐며, 지역별로 차별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항의까지 했다”며 “휴업을 요구하는 민원이 많아져 학교에서도 재차 긴급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으로 메르스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는 신종플루 확산 때 이상으로 높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초등학생을 키우는 학부모 하모(42ㆍ여) 씨는 “학습지 선생님을 당분간 오지 말라고 했다”며 “학교가 휴업하지 않으면 그냥 안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는 교육청이 학교를 통해 발송하는 공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각급 학교에게 “최근 2주 이내(5월18일~조사일까지)에 입국한 중동지역 방문 후 입국한 학생 및 교직원의 수를 보고하라”고 지시하자, 학부모들은 “사람 수를 줄이려고 2주로 한정한 것 아니냐”며 “최초 전파자가 입국한 날짜를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교육청 공문에서 시민들의 조롱을 산 바 있는 ‘낙타고기를 먹지말라’는 지침이 또 다시 등장해 신뢰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경기도 같은 곳은 일괄 휴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까지 하고 있다.

교육청은 이에 대해 “학교 단위별로 교장 재량 하에 휴업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는 “경기도는 지역별로 느끼는 위험체감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괄 휴업을 하는 것에 대해 학부모 간 의견이 분분하다”며 “메르스가 학교를 중심으로 전파됐다는 증거가 없는 상황이고, 증상이 뚜렷이 있는 학생이 발견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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