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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음의 거리 홍대도…유커에 점령 당하다
면세점·쇼핑몰·관광버스…극심한 교통혼잡 몸살
특색있는 문화 실종 아쉬움도


홍대가 변신하고 있다. 특색있는 카페와 문화공간을 보유한 대표적인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인 홍대 일대를 중소 면세점과 쇼핑몰, 관광버스가 서서히 점령해 나가고 있다.

홍대가 유커(遊客ㆍ중국 관광객)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급부상하며 홍대의 ‘명동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가뜩이나 상습 정체지역이었던 이곳이 도로 일부를 차지한 관광버스 탓에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는 등 인근 주민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젊은이의 거리 홍대가 유커들에게 점령당하고 있다. 특색있는 카페와 문화공간을 보유한 대표적인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인 홍대 일대에 유커들을 노린 중소 면세점과 쇼핑몰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윤병찬 기자/yoon7480@heraldcorp.com

지난 3일 찾은 서울 서교동 일대는 편도 2차선 좁은 도로의 한 차선을 점령하고 있는 관광버스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메르스 확산 여파로 이틀전 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다며 이곳 상점 주인들은 울상을 지었지만 여전히 좁은 인도를 막고 서있는 유커의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만큼 홍대도 이제 명동만큼이나 유커들에 발걸음에 따라 울고 웃게되는 곳이 된 셈이다.

실제로 홍대 일대는 한국의 젊은이가 아닌 중국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들에게 더 손짓하는 모습이다. 서울 마포구에만 중소 면세점이 13곳이나 들어서 있다. 대부분 지난 1,2년사이 들어선 곳으로 홍대 입구 망원ㆍ서교ㆍ성산동 일대에 분포해 있다. 모두 유커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며 이중 일부는 내국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 홍대 중심가 보다는 한가했던 이곳이 관광버스 등으로 북적이는 이유다.

인근에서 회사를 다니는 한준희(36)씨는 “중국인을 태운 관광버스들이 도로를 점령한 건 이미 관행처럼 굳어졌다”며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기 전에 돈만 벌려고 들어오다보니 도로도 막히고 보행자나 운전자 시야를 가려 위험천만한 상황이 늘 발생한다”고 말했다.

대형쇼핑몰도 속속 들어섰다. 역시 최대 수요처는 중국인이다. 일반 중소규모 상점이나 음식점 역시 중국어로 쓴 간판이나 팻말을 쉽게 찾아볼수 있다. 명동 거리와 크게 다른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속에 유커만 쳐다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이곳 일부 주민들은 홍대의 ‘명동화’에 아쉬움을 표한다. 젊음의 문화를 대변하던 홍대만의 명소들이 경제논리 속에 속속 외곽으로 밀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교동 주민 김모(33ㆍ여)씨는 “걷다보면 명동이나 동대문처럼 여기가 한국인지 중국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최근 1~2년 사이에 부쩍 더 늘었는데 사는 곳이 이렇게 변해가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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