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있었던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낮은 수준의 금리에서 자산 가격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유럽중앙은행(ECB)] |
ECB는 이날 기준금리인 ‘레피(Refi)’금리를 예상대로 사상 최저 수준인 현재의 0.05%로 동결했다. 또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예탁하거나 빌릴 때 적용되는 하루짜리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20%로 유지했다.
시장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경제지표 개선에 따른 인플레이션 용인으로 해석했다. 실제 전일 발표된 독일의 고용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또 이날 ECB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기존의 0%에서 0.3%로 올렸다.
독일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사상 최고치인 0.897%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이틀간의 상승폭인 32bp(1bp=0.01%)는 1998년 이후 최대폭이다. 대서양 건너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도 11bp 급등한 2.3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다.
4일 국내 증시에서도 유럽과 미국의 금리급등 영향으로 채권 금리는 상승세다.
이같은 유로존 발 금리상승은 자산시장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그동안 달러에 비해 약세를 보였던 유로화의 강세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경제지표 회복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재료지만, 금리상승으로 인해 저금리의 힘입어 자산시장을 휩쓸고 다녔던 캐리트레이드(carry-trade) 자금이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 신흥시장에서 이뤄진 자금이탈 현상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유럽과 미국의 금리상승이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이뤄질 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다.
유럽과 미국의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해 시중에 돈을 푸는 방식이다. 그만큼 시장에 유통되는 국채 물량이 줄어 작은 재료에도 금리가 큰 폭으로 출렁인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빠른 금리상승은 채무자의 빚 부담을 늘린다. 따라서 금리가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할 경우 각 국의 금융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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