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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팬치도 요리할 수 있다”
[HOOC] 침팬지도 요리를 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갖췄고, 날 것보다 익힌 음식을 더 좋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인류의 조상과 유전적으로 상당히 가까운 침팬지가 요리를 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갖췄다면 인류의 요리 역사는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의미도 도출이 가능합니다.

요리는 생각보다 고난도의 인지능력을 요구하는 기술입니다. 먼저, 조리 과정을 거치면 음식이 더 맛있어지고 섭취하기 좋아진다는 것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죠. 또 요리하는 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고 참을 수 있는 인내심도 갖춰야 합니다. 음식을 요리해 먹는지 여부는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인 것이죠.

침팬지도 요리를 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갖췄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부부 사이인 미국 하버드대 펠릭스 바르네켄 교수와 예일대 알렉산드라 로사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콩고의 침팬지 보호구역에 플라스틱 그릇 두 개를 위아래로 붙인 간단한 요리장치를 고안해냈습니다. 아래쪽 그릇에 미리 익힌 고구마를 넣어놓고, 침팬지가 이 장치 안에 생고구마 조각을 넣으면 연구진이 이 통을 10번 흔든 뒤 미리 넣어둔 익힌 고구마를 꺼내, 생고구마가 익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죠.

침팬지들이 생고구마를 요리장치 안에 넣고 익을 때까지 기다릴 만한 인내심이 있을지는 미지수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실험 결과, 90% 정도의 침팬지들이 요리장치에 생고구마를 넣고 1분 동안 기다렸다가 익힌 고구마를 먹었습니다. 요리장치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침팬지 60%가 이 장치를 사용하기까지 했죠. 심지어 침팬지들은 나중에 익혀먹기 위해 고구마를 최대 28조각까지 비축해놓기도 했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침팬지에게도 날음식이 익을 때까지 인내하고 자신을 통제하는 능력, 특정 과정을 거치면 음식이 더 맛있어진다는 최소한의 인과관계를 이해할 능력이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침팬지가 인간처럼 요리를 할 수 없는 것은 불을 다루지 못할 뿐 아니라 서로간 사회적 신뢰가 없기 때문입니다. 날음식을 익히는 동안 누구도 음식을 훔쳐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야 요리가 가능한데, 아직 침팬지들에게 이런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사회적 상호관계가 없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저널에 게재됐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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