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 실리콘밸리 ‘장외공모’ 붐…왜?
기업가치 10억弗이상 신생 ‘유니콘’ 급증
우버 등 비상장기업 성공사례 맞물려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업들이 비공개로 자금을 조달하는 이른바 ‘프라이빗 IPO’ 붐이 일고 있다. 시들해진 기업공개(IPO) 시장, 창업기업지원법을 통한 소액투자자 확대, 우버 같은 비상장기업의 성공사례 등이 맞물린 결과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를 인용, 올 들어 미국 테크기업들의 비공개 자금조달 액수는 200억달러(22조원)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 기간 테크 기업의 IPO 금액 6억달러의 35배에 육박한다.

민간 업체의 주식을 교환해주는 뉴욕 브로커 딜러 업체 세컨드마켓을 통한 비상장 기업의 주식 거래액은 지난해 14억달러로 4배 커졌다.

택시 앱 업체 우버는 비공개 자금조달로만 기업가치를 400억달러로 키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업체 핀터레스트, 숙박공유사이트 에어비앤비는 직원들과 창업주주들이 미리 정해진 가격과 날짜에 회사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세컨드마켓 같은 온라인 브로커리지, 파생상품 등을 통한 비상장 기업 투자도 활발하다.

이처럼 비공개 시장에서 투자가 활발해진 이유는 ‘유니콘’ 기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니콘은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신생기업을 뜻하며, 보기 드물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2012년에 12개에 불과하던 유니콘은 현재 100개 가까이로 늘었다.

2012년에 발효된 창업기업지원법(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s Act), 일명 ‘잡스법(JOBS)’도 프라이빗 IPO 붐에 한 몫 거들었다. 이 법에 따라 민간기업의 우리사주를 제외한 주주 숫자는 과거 500에서 2000으로 크게 늘었다.

투자자 입장에선 유망 기업의 IPO 시기를 기다리지 않고도 미리 투자 시기를 선점할 수 있어 기회다. 주로 뮤추얼펀드, 사모펀드, 패밀리오피스(개인운용사) 등이 이런 투자를 선호한다.

또한 기업 직원은 종이에 불과한 스톡옵션을 실질 가치로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 좋다.

투자자가 늘고 주식 거래가 활발해져 비상장 기업의 투명성 제고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나스닥 역시 이런 달라진 투자 환경에 발맞춰 2년전 나스낙 프라이빗 마켓을 출범시켜 비상장 기업 주식의 공개 매입을 거들고 있다. 프라이빗 마켓에서 ‘뜬’ 기업은 결국 나스닥 상장으로 옮겨갈 것이란 기대에서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