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데이터랩] 한발짝 더 다가선 ‘디플레’
통계청‘ 5월 소비자 물가동향’ 발표
6개월째 0%대…16년만에 처음
담뱃값 제외 4개월째 마이너스권
디플레 ‘공포’ …소비·수출도 위축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째 0%대에 머물렀다. 연초 담뱃값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효과를 제외할 경우 물가가 사실상 4개월째 마이너스권에서 움직인 것이다. 이로써 ‘디플레이션’의 어두운 그림자가 한층 더 짙어졌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3%, 전년 동기대비 0.5%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한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0.8%로 처음 0%대에 진입한 이후 올 2월에는 0.5%, 3월과 4월에는 0.4%에 머물렀다.


소비자물가가 반년 동안 0%대 상승에 머문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지난 1999년 이후 16년만에 처음이다. 당시엔 1999년 2월에 물가 상승률이 0.2%로 떨어진 이후 9월에 0.8%를 기록할 때까지 7개월 동안 0%대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외환위기로 인한 환율 폭등과 폭락이라는 특수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현재도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특수요인이 일부 작용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경기부진 속에 물가가 장기간 0%대에 머문 것은 한국경제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하락하면서 어떠한 경제정책도 잘 먹히지 않는 ‘디플레’ 공포가 심화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현 상황을 디플레 국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달 물가를 분야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2.7%, 전세와 공동주택관리비를 포함한 서비스가 1.6% 오른 반면, 각종 유류제품과 도시가스료의 하락으로 전기ㆍ수도 ㆍ가스가 9%, 공업제품이 0.3% 내렸다.

통계청은 석유류 가격 하락이 물가를 1%포인트 정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1, 3, 5월에 세차례에 걸쳐 내린 도시가스 가격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도시가스는 전년동월대비 20.9%, 휘발류는 17.2%, 경유는 19.9% 각각 하락한 상태다.

문제는 저출산ㆍ고령화 속에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는 가운데 취업과 노후 불안에 휩싸인 소비자들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물가가 지속적인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수출까지 6년여만에 최대폭으로 감소, 국내외 수요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정부와 통화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시기를 놓쳤다가는 디플레 함정에 빠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수출과 내수ㆍ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경기진작책을 연쇄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며, 추가경정(추경) 예산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1.75%로 유지하고 있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