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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사진 3장으로 살펴본 삼성그룹의 경영 승계작업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지난한달 재계가 유독 주목한 사진 몇장이 있다. 재계를 들썩인 화두였던 ‘이재용의 삼성’과 관련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언론 노출이 잦은 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 거물도 만났고, 글로벌기업 오너들과 회동하기도 했다. 최근 비춰진 모습은 사뭇 다르다. 삼성그룹의 유일한 후계자로서 이 부회장 입지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는 모양새다. 명실상부한 승계권자라는 점은 지난 한달 이 부회장이 참석한 행사나 만난 인사들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와병 1년을 사흘 앞둔 지난 5월 7일. 삼성전자는 15조원을 투자한 평택 반도체공장을 착공했다. 초대형 투자로 ‘이재용 시대’를 맞은 삼성이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신호탄을 쏜 것이다.

이날 기공식에서는 이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영접했다. 이 부회장이 그룹을 대표하는 직위는 없지만 주요행사에서 총수 역할을 한 것으로 시사된 장면이다. 이 회장의 공백이 이어진 와중에 이 부회장이 삼성의 주요 사업에 이름을 올리면서 역할을 넓히던 시기였다. 경영권 승계에 대한 중대발표설이 삼성그룹을 휘감던 때이기도 했다.

이후 일주일이 흐른 지난달 15일 이 부회장은 부친이 맡던 자리를 처음으로 물려받았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것이다. 이는 이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한 직후부터 줄곧 맡던 자리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상징적인 조치로 풀이됐다.

삼성가가 경영권 승계를 외부에 알리는 신호도 나왔다. 지난달 21일 이 부회장은 모친인 홍라희 리움 관장과 잠실 야구장을 찾았다. 홍관장은 삼성가에서 이 회장을 제외하면 최고 어른이다. 이날 갑작스런 행보에 묵직한 메시지가 덧칠된 이유다.

재계는 야구경기 관람을 단순한 여가활동으로 보기 힘들다고 평했다.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홍 관장이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싣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삼성가에서 이 부회장이 유일한 후계자로 승인됐다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알렸다는 얘기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실질적인 조치도 이어졌다. 지난달 26일에는 삼성의 모태기업인 삼성물산과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제일모직이 합병 결의했다. 중대발표설도 속속 현실화된 셈이다.

경영권 승계작업이 가속화된 가운데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수장으로서 공식무대에 데뷔했다. 와병 중인 부친을 대신해 호암상 시상식을 직접 챙겼다. 호암상은 그룹 안팎에서 총수가 주관하는 대표적인 공식행사로 여겨진다.

이날 이 부회장은 축사나 시상을 하지 않은 채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재용의 삼성’에 이견을 달진 않았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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