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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인사이드]한국ㆍ대만, 스타트업이 ‘30대 젊은부자’ 못 만드는 이유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 기자ㆍ김성우 인턴기자] 2015년 현재 30대 나이에 자산 10억달러(한화 1조1000억원)를 초과한 빌리어네어는 전 세계 42명(포브스 집계기준)입니다. 이 가운데 스타트업 출신 자수성가는 26명에 이릅니다. 젊은 억만장자 10명 중 6명 이상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 출신입니다.

바이올린 연주하는 일본로봇.

그러나 다른 지역에도 이같은 사례는 여럿 보입니다. 특히 일본 30대 억만장자 4명은 모두 ITㆍ온라인서비스에 기반한 자수성가 창업자입니다. 아시아에서 ‘테크부호’가 가장 많은 중국도 30대의 스타트업 빌리어네어 2명을 배출했습니다. 호주도 마흔이 채 안 된 스타트업 억만장자 2명을 갖고 있죠.

세계 30대 자수성가형 및 상속형 억만장자 비교. [자료 = 포브스]

그런데 아시아ㆍ태평양 주요국 가운데 한국과 대만엔 이런 유형의 부자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이는 크게 성공한 젊은 기업가가 없단 뜻이기도 합니다. 왜 일까요.

두 나라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선 스타트업이 생존하기 힘든 환경입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창업 3년 후 생존율은 2013년 기준 41%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지난 3월 한국경제연구원(KERI)에 따르면 2000년 존재하던 기업이 2012년까지 살아남은 비율은 제조업 25.1%, 서비스업 21%에 불과했습니다. 혁신과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사업이 기반에 올라도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대만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만 경제부가 발행한 ‘2014년 중소기업 백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10년 이상 지속한 업체는 48%에 불과했습니다. 대기업은 72%가 살아남았습니다. 12년간 생존율이 20% 남짓인 한국보단 상황이 나았지만, 대기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입니다.

30대 억만장자 중 하나인 엘리자베스 홈즈 테라노스 CEO.

IT와 융합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등이 살아남기 힘든 산업구조도 문제입니다.

OECD가 발간한 ‘2014년 국가별 과학 기술과 산업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2011년 기준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수준은 OECD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시장 서비스 산업(High-knowledge Market Services)’ 발전도는 OECD 평균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스타트업 출신 30대 억만장자. [자료=포브스]

공유경제 개념을 IT서비스와 접목해 크게 성공한 택시서비스 우버나,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가 나타나기 힘든 이유입니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창업자.

실제 우버를 세운 트래비스 칼라닉(38)의 자산은 지난해 9월 30억달러에서 최근 53억달러로 60%이상 뛰었습니다.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33)는 자산 19억달러로 올들어 억만장자클럽에 진입했습니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창업자.

대만은 어떨까요. 대만 산업을 지탱하는 주력인 중소기업 대부분은 자체 브랜드보단 주문자상표부착(OEM) 등 조립 산업에 치중합니다. 부가가치가 그리 크지 않고, 진입장벽도 높지 않은 돈 벌기에 치중하고 있단 의미입니다. ‘대만경제토픽’ 등 현지 언론들이 대만 경제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실제 대만의 대표적인 IT 자수성가 부호 중 한 명인 궈타이밍(64ㆍ자산 70억달러)도 사실상 ‘애플 하청업체’인 폭스콘을 바탕으로 부를 일궜습니다.

결국 두 나라 모두 ‘상속자’를 빼면 젊은 억만장자가 태어나기 힘든 환경입니다. 새 사업을 일으킬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서입니다. 그렇다고 젊은 피를 수혈할 활력도 떨어지는 경제구조입니다.

그렇다보니 한국과 대만의 청년실업률은 주변국과 비교해도 꽤 높은 편입니다. 서울시 산하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지난 14일 발표한 서울 거주 청년층의‘실질 실업률’은 31.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대만은 어떨까요. 이곳은 장기실업률이 높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대만 15~24세 인구의 실업률은 12.6%에 달했습니다. 이는 7년 만에 최고치였다고 합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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