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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관수술에서 콘돔까지…性지위 변화와 함께한 ‘피임 변천史’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임신은 축복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출산으로 가중되는 부담을 버거워하는 부부들에게 피임(避妊)은 계획적 출산을 돕는 도우미가 돼 왔다.

우리나라도 시대 변화에 따라 피임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는데, 시기별로 선호되는 피임법의 변천사를 보면 여성의 지위 향상 과정과 궤를 같이했다.
한 산부인과 앞에 한쌍의 커플이 서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mcorp.com

1970년대만 해도 피임은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높았다. 여성의 발언권이 약해 함부로 남편에게 피임을 요구하지 못했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1979년엔 여성에게 가하는 난관수술이 가장 애용되던 피임법이었다.

14.5%의 응답자가 이 방법을 사용한다고 답했고, 2위(9.6%)는 자궁내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세번째로 많은 것은 먹는 피임약으로 7.2%가 이를 택했다.
<사진>123RF

또 이는 정부의 출산억제정책과 맞물려 권장됐던 영구 피임법인 난관수술을 다수의 여성들이 수용했던 터다.

이 당시는 피임율도 현재보다 크게 저조했다. 이 조사의 ‘유배우 부부의 피임실천율’을 보면 54.5% 수준을 보였다.
<사진>123RF

그러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양성 평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점차 난관수술 등 여성 피임법들이 줄어들게 된다.

난관수술의 비중은 정점을 찍은 1988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타게 되고 2000년대 들어선 10%대로 떨어졌다가 2012년 현재 5.7%까지 내려온 상태다.

지금 가장 대중적인 피임법은 콘돔 착용이 됐다. 2012년 기준 23.7%가 콘돔으로 피임을 한다고 응답했고, 남성에게 가하는 정관수술의 비중도 16.7%로 두번째로 높은 순위를 보였다.
<사진>123RF

이사이 먹는 피임약은 2.3%로 주저앉았고, 자궁내 장치는 10.5%로 33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1991년을 기점으로 피임방법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이뤄졌는데, 여성피임방법에서 남성피임방법으로 전환된 것”이라며 “이런 남성피임법의 증가는 성평등적인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 및 경제활동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배우 부부의 피임실천율은 2012년 현재 77.1%까지 올라왔다.

연령별 피임실천율은 나이가 든 부부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5~29세 부부의 경우 48.4%를 기록한 반면 30~34세는 62.4%, 35~39세는 84.1%, 40~44세는 90.0%를 기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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