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경제권을 쥐어야 가정이 평온하다’는 전통적 인식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돈관리를 더 잘 하는 사람이 경제권을 쥐거나 아예 부부 공동 관리를 하는 문화가 늘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전국 기혼 남녀 1586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3%는 ‘경제권이 아내에게 있다’고 답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부부 공동관리가 29.2%로 뒤를 이었고 ‘남편이 관리한다’는 응답은 13%, ‘각자 관리한다’는 응답은 10.5%였다.
특히 아내가 워킹맘인지 전업주부인지 관계 없이 ‘경제권이 아내에게 있다는 응답’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같은 부부 경제권 관리 방식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당연히 돈 관리는 여자가 해야 하기에’라는 대답이 응답자의 35.3%를 차지했다. ‘상대방이 돈관리를 잘해서’라는 응답은 34.1%로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젊은 부부들이 ‘경제권은 아내’라는 부모 세대의 전통적 문화만을 강조하면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족부부심리상담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미애 대구과학대 교수는 “과거엔 결혼을 하면 ‘검은머리 파뿌리될때 까지’라는 관념이 있었지만, 이혼이 급증한 요즘 세태에서는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돈 관리를 한 쪽에 100% 맡기지 말자’는 문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부부간 신뢰가 부족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맞벌이든 아니든 어느 한 쪽이 돈 관리를 할때 명확한 계획하에 지출 가계부를 규칙적으로 보이는 등 공동 관리 측면을 높이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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