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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로 찔러라’ 지시 거부한 후배 폭행한 조폭 검거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90년대 서민들을 상대로 악명을 떨치던 ‘수유리파’에서 지시거부를 한 후배 조직원을 보복폭행한 조직원 네 명과 공범 한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조직 수유리파가 와해되는 과정에서 상대 계파를 공격하라고 지시를 내린 후배 조직원 이모(35) 씨가 돌연 잠적하자 그를 찾아내 납치하고 수차례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조직원 유모(33)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김모(42)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폭력조직 수유리파는 지난 2010년 4월 두목 최모 씨가 구속돼 재판받는 과정에서 조직원들 사이에서 경찰에 조직에 불리한 진술을 한 책임을 두고 갈등을 겪으며 계파가 나뉘어졌다. 
(사진설명) 90년대 서민들을 상대로 악명을 떨치던 ‘수유리파’ 내부에서 지시거부를 한 후배 조직원을 보복폭행한 조직원 다섯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된 조폭 3명 등에 새겨진 문신과 피해자 다리부위의 상해 흔적. (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이 과정에서 유 씨는 반대 세력이 자신들에게 보복폭행을 하려 한다는 정황을 포착했고, 후배 조직원 이 씨에게 반대세력 중심인물을 흉기로 공격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공격지시를 받은 이 씨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가족과 함께 돌연 잠적했고, 유 씨 등 조직원들은 조직이탈ㆍ지시거부 책임을 묻기 위해 이 씨를 보복하기로 계획했다.

조직원들은 지난 2013년 4월 저녁 8시30분께 평소 친분이 있던 비조직원 김 씨를 통해 ‘리니지’ 게임 아이템을 사겠다며 은둔 생활을 하던 이 씨를 유인했고, 서울 성북구 노상에서 이 씨를 끌어내 폭행하고 차량을 이용해 납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과정에서 조직원들은 이 씨를 80cm 철제 삼단봉과 쇠파이프로 수차례 폭행하고 45cm 칼을 보여주며 차량에 강제로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설명) 90년대 서민들을 상대로 악명을 떨치던 ‘수유리파’ 내부에서 지시거부를 한 후배 조직원을 보복폭행한 조직원 다섯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된 조폭 3명 등에 새겨진 문신과 피해자 다리부위의 상해 흔적. (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이후 조직원들은 이 씨를 서울 강북구의 인적이 드문 야산에 끌고 가 20여 분간 폭행한 뒤, 다시 인근으로 장소를 옮겨 계속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차량에 납치할 당시 목격자들의 신고가 있었으나 이들은 “단순히 친구들끼리 싸운 것”이라며 사실을 무마해 빠져나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이 씨는 보복을 염려해 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자신의 친형 이름으로 병원치료를 받는 등 신분을 숨기고 아내와 5살 아들과 함께 최근까지 주거지를 옮기며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부 조직원 출소 이후 수유리파의 내부갈등과 보복폭행 정황, 피해자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후 피해자의 소재를 파악해 찾아가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고, 휴대폰 위치추적을 이용해 6일 새벽 강북구 수유리 주거지에서 주범 유 씨를 검거하고 같은 날 공범을 모두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90년대 수유리파는 거의 와해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세력이 나뉘어져 나와 주변 인물을 끌어모아서 형성한 ‘연합 수유리파’를 소탕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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