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국제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중국인 산업스파이 문제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법무부가 자국 기업 영업비밀을 훔쳐 중국 정부에 제공한 혐의로 2명의 교수가 포함한 6명의 중국인을 산업스파이로 기소하자 중국은 엄중한 우려의 뜻을 밝혔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산업기밀을 절취한 장하오 톈진대학 교수를 지난 16일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긴급체포했다.

기소 명단에 오른 장 교수의 동료인 팡웨이 교수를 포함한 나머지 5명은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이들이 아바고 테크놀로지, 스카이워크스 솔루션 등 자국기업에서 박막 음향공진소자(FBAR) 기술과 정보를 중국에 넘겼다고 보고 있다.

FBAR 기술은 휴대전화에서 원하는 주파수만을 채택하고 나머지 주파수는 걸러내는 기술로, 군사적인 용도로도 활용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에서 함께 유학한 장 교수와 팡 교수는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5년부터 스카이워크스와 아바고에 각각 취업했다.

각자 몸담은 기업에서 관련 정보를 얻은 이들은 중국에 FBAR 기술을 활용한 공장을 짓자는 톈진대학 측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2009년 회사를 나와 나란히 톈진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존 칼린 미 법무부 부장관은 “기소된 중국인들은 민감한 미국의 정보통신기술을 불법으로 취득하고, 중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미국 기업의 비밀을 중국 정부에 넘겼다”며 “산업스파이는 세계시장에서 미국의 지위를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관련 상황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양국을 오가는 중국인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상업기밀을 훔치는 행위를 반대하고 관련 범죄는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입장을 견지한다”며 “우리도 이번 사건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문제를 놓고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스파이 문제까지 불거졌다는 점에서 양국관계는 한층 더 험악하게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지난해에도 미국이 중국군 장교 5명을 자국 기업 해킹 혐의로 기소한 사건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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