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어대로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 부부인데요. 결혼 후 만족도라는 차원을 봤을 때 하나로 통일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서울시가 20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부부 중 남편은 73.2%, 아내는 62.6%가 배우자에게 만족한다고 답했다. 남성이 결혼 생황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다는 것이죠. 특히 남편은 40.2%가 매우 만족한다고 답하면서 결혼 찬가를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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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족률의 경우도 남편은 4.7%인 반면, 아내는 10.3%로 아내들이 불만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죠.
앞서 지난 4월에도 유사한 결과가 나와 결혼에 대한 여성들의 환상을 깨기도 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여성들의 결혼 후 행복감 지속기간은 2년에 불과한 반면 남성은 결혼내내 유지된다는 연구였는데요.
고려대 국제학부 로버트 루돌프 교수와 경제학과 강성진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을 최대치로 설정 한 후 결혼 후 행복감 수치를 살펴보면 남성과 여성이 각각 0.3단위, 0.25단위가 증가하며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행복감이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증가된 행복감은 2년 후 대부분 결혼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죠. 반면 남성은 결혼 생활 내내 결혼 전보다 0.15∼0.2 단위 높은 수준을 유지해 행복함이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좀 더 극단적인 결과도 있습니다. 이혼한 뒤 여성과 남성이 느끼는 행복감에 대한 조사였는데요. 지난 2005년 영국의 금융기업인 요크셔빌딩소사이어티가 이혼한 남녀 30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혼한지 2년이 안된 여성 53%가 안도감을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남성은 46%만이 같은 답변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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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감을 느낀다고 대답한 여성은 10명 중 4명꼴이었지만 남성은 3명 중 1명이었습니다. 또 이혼했다는 사실이 슬프다는 남성은 56%나 됐지만 여성은 4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결혼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었죠.
이처럼 왜 같은 결혼인데 남성과 여성의 행복감은 다르게 나오는 걸까요? 바로 결혼에 대한 혜택을 남녀가 평등하게 분배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많습니다.
고려대 루돌프 교수는 당시 조사 결과 발표에서 “한국의 경우는 비교적 높은 성 불평등이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어 부부들이 결혼으로 발생하는 이득을 동등하게 배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와 달리 영국과 독일의 경우 결혼을 통한 이득이 동등하게 배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결혼 후 행복감 지속기간이 여성이 남성보다 비교적 짧은 이유 역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이 늘어났지만 여성이 가정에서 양육 및 가사를 담당하는 전통적 성 역할을 요구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가정의 경우 가사 공평분담률은 19.7%에 불과하고,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경우도 22.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죠.
아직까지도 우리 나라 남성들의 경우 결혼을 집안일을 비롯한 집안의 대소사를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 아닌, 아내에게 맡겨버리는 일이 많다는 단면입니다.
하지만 부부생활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함께 협력하면서 하나가 되어가는 평생의 과정이라는 점을 남성분들도 아셔야할 것 같습니다.
내년 부부의 날 조사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 결혼하길 잘 했다라는 반응이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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