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로힝야족 난민선에는 인질로 잡힌 어린이들도
[헤럴드경제] 동남아 해역에서 떠도는 로힝야족 난민 가운데에는 밀입국업자와 연계된 동족 브로커에게 속아 난민선에 올라 인질로 잡힌 어린이들도 포함돼 있다.

AP통신은 19일 난민선에 끌려간 피해자와 가족들의 증언을 토대로 로힝야족 브로커들이 ‘외국에서 일자리를 얻게 해주겠다’는 말로 10대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을 꼬여낸 뒤 밀입국 업자들에게 넘겨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2주 전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에서 난민선에 올랐다가 최근 구조된 14세 로힝야족 소년 모하마드 타유브도 이런 사례다.

타유브는 소 치는 일을 하다가 ‘공짜로 말레이시아에 가서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게 해주겠다’는 말에 브로커들을 따라나섰다.

타유브는 집에 들러 짐을 싸고 가족과 인사를 나눈 뒤 떠나리라고 예상했으나 브로커들은 그를 곧바로 항구로 데려가 다른 난민 수백명과 함께 밀입국 업자에게 넘겼다.

현지 주민들은 이들 브로커들이 같은 로힝야족이지만 선장 등 밀입국 업자로부터 탑승자 1명당 무조건 100달러씩 받기 때문에 이처럼 동족인 어린이나 청소년을 속여 난민선에 승선시킨다고 전했다.

밀입국업자들은 이렇게 넘겨받은 어린이와 난민을 보통 태국으로 끌고 가 가족으로부터 몸값을 받을 때까지 난민선이나 정글 안 수용시설에 가둔다. 이들이 보통 1명당 수백 달러에서 최대 2000달러를 몸값으로 뜯어낸다.

이 과정에서 협박과 폭력은 수시로 가해진다. 총과 곤봉 등의 무기를 든 밀입국업자들은 배 안에서 움직이거나 말을 하려는 사람은 물론 멀미로 구토하는 사람에게도 사정없이 폭력을 휘둘렀다고 피해자들은 증언했다.

다른 난민 300여명과 함께 배 안에 갇혔던 타유브는 “헤엄쳐 가면 닿을 거리에 뭍이 보였지만 총으로 무장한 선원들 때문에 꼼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질 신세가 된 난민들은 가족이 몸값을 보낸 경우에만 집으로 돌아가거나 말레이시아 등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

타유브도 12일간 배 안에서 공포에 떨다가 다행히 가족이 몸값을 보내온 덕에 다른 소년·소녀 13명과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반면 몸값을 내지 못한 경우에는 가혹행위를 당하고 죽을 때까지 방치되거나 심하면 살해되기도 하며 여성들은 성매매업계로 팔려가기도 한다.

AP는 태국 당국이 최근 밀입국 업자들 단속에 나서 경찰이나 정치인 등과 결탁한 사례를 적발했으며 태국 남부에선 로힝야족 난민수용소로 의심되는 곳에서 시신 수십 구를 발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