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라졌던 온난화 열…인도양에 숨어 있었다
[HOOC=이정아 기자] 1998년 이후 세계 지표면 온도 상승속도가 둔화된 ‘지구온난화 휴식기’(global warming hiatus). 그런데 이 시기에 태평양에 흡수된 열 상당 부분이 인도양으로 유입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지구상의 해양에 축적된 열의 70%가 해양순환으로 인도양으로 집중돼 인도양의 온도 상승세가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죠. 

태평양과 인도양의 무역풍이 강해지면서 태평양에 흡수돼 축적된 열이 인도양으로 이동하는 것을 설명하는 그림. (미국 마이애미대-국립해양대기청 이상기 박사 제공)

학계에서는 20세기 중반부터 진행된 지표면 평균 기온 상승이 1998년께 이후 돌연 둔화하는 ‘지구온난화 휴식기’가 시작되면서 지구온난화로 대기에 축적돼야 할 열이 어디로 갔는지 밝히는 것이 큰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일본 도쿄대 연구진은 지구온난화 휴식기는 적도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라니냐’ 현상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고,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연구진은 ‘라니냐’ 현상 때문에 대기에 축적돼야 할 열이 태평양으로 흡수됐다고 분석했죠.

그러나 실제 태평양에 축적된 열량이 이 기간에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런 분석은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이에 미국 마이애미대-국립해양대기청(NOAA) 이상기 박사팀은 2003∼2012년 세계 주요 해양의 해수면에서 수심 700m 사이에 축적된 열량(OHC700)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이 기간에 전 세계 해양에 2.9×10의22제곱J의 에너지가 축적됐고 이 가운데 70% 이상(2.1×10의22제곱J)이 인도양에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죠.

반면 태평양은 동부 해수면에서 열 흡수가 많이 증가했지만 태평양 전체 OHC700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태평양에 흡수된 열은 기존 통념과 달리, 2003년도 이후 오히려 줄어들었고 이때부터 전지구 해양에 축적된 열의 70%가 해양순환을 통해서 인도양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상기 박사는 “인도양이 전지구 해양에서 차지하는 표면적이 12%밖에 안 되고 1950년 이후 열 축적량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인도양에 갑작스럽게 축적된 해양열은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몬순과 장마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고 엘니뇨 발생주기에도 영향을 줘 전지구적 기상이변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인도양의 해양열은 온도와 염분에 의한 ‘열염 순환’을 따라 대서양으로 운반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럴 경우 대서양 허리케인이 강해지고 북극 해빙의 감소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ds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