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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배짱 디폴트’ 전략은…유로존 ‘구조적 결함’이 원인
통합경제 불구 정치 분열…개혁안 난항
‘하나된 경제, 따로인 정치’

그리스가 수개월째 ‘배짱’을 부리며 ‘채무불이행(디폴트)’과 유로존 탈퇴 카드로 유럽연합(EU)을 골탕먹이고 있는 데는 경제와 정치가 분리된 유로존의 구조적 결함 탓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유럽 통화기구들은 고도로 통합된 금융시스템과 함께 분열되고 예측불가능한 정치적 지배구조가 공존하고 있다”며 “이런 구조는 스페인, 이탈리아 같은 경제규모가 더 큰 국가들도 ECB가 채권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그러면서 “유럽 내에 국제파산법원이 없기 때문에 한 국가의 구조조정은 늘 정치적 도전에 직면하며, 채권단과 정부, 민간 대출기관 주주들은 손실 분담을 놓고 끝장날 때까지 싸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그리스는 2008년 국제통화기금(IMF) 등 채권단으로부터 24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고도 이후 국내총생산(GDP) 25% 감소, GDP 대비 부채 180%로 확대 등 경제가 나아지지 않자, 부채잔금 72억 유로를 놓고 4개월째 채권단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좌파 시리자 정부는 채권단이 요구한 복지연금 축소, 공공근로자 임금 축소 등 개혁안을 좀처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그리스 사태 해결과정에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로 위기의 불똥이 튀며 2012년 공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리스의 빚을 깎아주게 되면 채권단들은 손실을 입게 되닌데, 유로존 내에는 이러한 손실을 각 채권국가들에게 원할히 할당하는 정치적 제도나 기구가 없다. 따라서 유로존 회원국들은 그리스에서의 손실분을 상쇄하기 위해 역내에서 수익률이 낮은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의 채권을 매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안나 겔펀 조지타운대 법학 교수는 WSJ에 “2008년 이후 유로존의 자본시장통합이 고도로 발전했다”면서 :그리스 사태가 번지지 않도록 하려면 제도적인 완충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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