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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어머니들을 도운 연세대생 VS 축제에서 특권 누린 관동대생들
[HOOC=서상범 기자]대학생들을 일컫는 말 중에 ‘행동하는 지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학문을 배우는 것은 물론, 사회적 문제에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말하죠. 최근 두 대학교의 학생들의 상반된 행동들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습니다.먼저 지난 14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관동대 총학생회의 위엄’이라는 제목의 사진들이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학교 축제의 행사에서 양복을 차려 입은 총학생회 간부들은 무대 앞 귀빈석에 앉아있었고 일반 학생들은 군복을 입은 청룡회 소속 학생들이 인간 바리케이트를 친 뒤쪽에 서 있는 모습이었는데요. 이를 두고 ‘축제 귀빈석 갑질’ 논란이 일었습니다.

네티즌들은 “대학생들이 기성세대의 못된 것만 배웠다”며 “마치 국회의원들의 특권을 따라하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죠. 

축제에서 귀빈석 논란을 일으킨 관동대 총학생회(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자신을 학생회 간부라고 소개한 A씨는 “모든 축제에는 안전 바리케이드가 존재하고 귀빈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며 “학우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글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반박을 했지만 더욱 큰 비난이 일었습니다.

결국 관동대 총학생회장이 사과문을 올려 “불미스러운 논란을 만들어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면목이 없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사과했습니다.

한편 다소 상반된 이야기도 있습니다. ‘집단 해고 논란’에 휩싸였던 연세대 국제캠퍼스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농성 당시 관심과 지지를 보내준 학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이야긴데요.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연세대에 붙은 대자보 한 장’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확산됐습니다.

해당 대자보는 학교의 기숙사 청소, 경비 노동자들이 남긴 것으로 이들은 농성을 이어가는 동안 아낌없는 응원과 지지를 보내준 학생들이 큰 힘이 됐음을 밝히며 고마운 마음을 대자보에 표현했습니다.

노동자들은 “막막한 우리 청소, 경비 노동자들에게 학생들의 연대와 지지는 어두운 동굴 속 등불과 같았고 사막의 오아시스 였습니다”라고 글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공부만 하고 주위를 챙길 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명문은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었습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또 이들은 “인생을 더 살았지만 우리 학생들로 인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라며 “우리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교육 공간, 그리고 학생들의 행사에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연세대와 국제캠퍼스 청소 도급계약을 맺은 용역업체는 지난해 말 노동자들에게 재계약 조건으로 임금 삭감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한 노동자들의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해고 당한 청소, 경비 근로자 23명은 지난 1월부터 연세대 본관 앞에서 “임금삭감 없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학교 측과 대화에 나섰고 청소노동자들의 복직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소어머니들을 도운 연세대생

학생들의 성원과 관심으로 총 23명의 농성 노동자 중 중도 이탈자 3명을 제외한 인원들은 다음달부터 12월까지 복직하며 이탈자 3명에게는 위로금이 지급될 예정입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학점과 취업에만 목을 매면서 캠퍼스의 낭만과 행동하는 지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각박해져가는사회에서 배우지 않았으면 하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답습하는 ‘어설픈 어른’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이들을 위해 행동하는 ‘낭만적인 청춘’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합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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