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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자산 비이성적 과열”…옐런·드라기의 잇단 경고
“QE, 양극화·소득불평등 초래”…드라기총재 통화팽창 부작용 인정
IMF포럼 참석 옐런 美Fed의장…주식·채권가격 급등 대비 주문



‘양적완화(Quantative Easing)’ 부작용에 대한 선진국 중앙은행 수장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재닛 옐런 의장의 ‘증시 버블’ 발언에 이어, 유럽 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도 양적완화가 양극화와 소득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전세계적으로 통화팽창 경쟁이 불붙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경고여서 주목된다.

왼쪽부터 옐런 美Fed의장, 드라기 ECB총재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14일(현지시간) 드라기 총재가 IMF 총회에서 “대규모 채권매입을 포함한 공격적인 통화팽창은 금융시장의 불안과 소득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양적완화 정책이 가져올 부와 분배와 자산의 재편성 효과는 기존의 통화정책과는 다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정책으로 자산버블을 부추기고,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ECB 총재가 처음으로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이다. 지난 해 전세계적 열풍을 일으켰던 토마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도 자본의 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질 경우 불평등 또한 그에 비례해 늘어난다는 내용이다. 실제 미국와 유럽의 양적완화 기간 동안 자본수익률은 경제성장률을 압도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아직까지는 뚜렷한 금융시스템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지는 않지만, 모든 통화정책은 부의 분배에 영향을 미치며, ECB의 정책으로 젊은 층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미국 연준리 재닛 옐런 의장도 이달 초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금융과 사회’ 포럼에 참석해 일문일답하면서 “주식 가치가 현재 일반적으로 꽤 높게 평가돼 있다”면서 “(거품) 위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 금리가 매우 낮아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채권 수익률이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적완화로 인한 주식과 채권가격 급등현상에 대비라하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6년 이상 양적완화를 해 온 미국의 경우 최근에는 증시로 몰렸던 자금이 부동산 등으로까지 급격히 이동하면서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을 급등시키고 있다. 유럽에서도 공격적인 양적완화를 선도한 영국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양적완화 이른바 ‘잉여자본’을 가진 투자자들의 수익을 계속 높이고 있는 셈이다.

한편 미국은 이르면 9월께 양적완화를 종료하면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유럽은 최근 독일 등 국채 금리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양적완화를 지속할 계획이다.

드라기 총재는 “양적완화가 투자와 소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출구전략의 조건을 제시했다.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뚜렷한 인플레이션 조짐이 없고, 위험자산에 대한 기업과 가계의 경계심도 여전한 만큼 내년 9월까지 예정된 양적완화 일정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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