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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군 총기 난사범, 1m짜리 ‘일본도(刀)’ 소지승인 왜?
[헤럴드경제=사건팀]지난 13일 서울 내곡동 예비군 사격장 총기난사범 최모(23)씨가 이달초 길이 1m짜리 일본도 소지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말 날길이 72㎝, 전체길이 101㎝크기의 일본도검에 대한 도검(刀劒) 소지허가를 신청해 이달 1일 승인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는 양도자와의 관계를 적는 칸에 ‘선생님’이라고 썼다”면서“확인차 양도자에게 전화를 하니 ‘(검도를) 가르치려고 한다’고 말했고, 이에 승인을 해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13일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가운데 인근 다른 예비군 훈련장에서 예비군들이 훈련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그는 “이 과정에서 양도자와 금전거래가 있었는지, 양도자가 검술사범인지, 최씨가 실제로 진검으로 수련을 하려 했던 것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총포ㆍ도검ㆍ화약류 등 단속법은 전과가 없고 운전면허증이 없으면 정신감정 등 별도의 신체검사 없이 소지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최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서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토로한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에 따르면 최 씨는 유서에서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박증으로 돼간다“고 썼다.

유서는 최 씨의 바지 오른쪽 주머니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설명>13일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가운데 인근 다른 예비군 훈련장에서 예비군들이 훈련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최 씨는 총기 난사를 염두에 둔 듯 ”내일 사격을 한다. 다 죽여버리고 나는 자살하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2013년 10월 전역한 최 씨는 ”GOP(일반전초) 때 다 죽이고 자살할 기회를 놓친 게 후회된다“며 ”수류탄, 한 정 총 그런 것들로 과거에 (살인과 자살을) 했었으면 (하는) 후회감이 든다“고도 썼다.

실제 최 씨는 현역 시절인 2013년 7월 5사단 GOP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부대 지휘관은 ‘B급 관심병사’로 분류된 최 씨에게서 불안한 낌새를 느끼고 그를 GOP 배치 약 20일만에 다른 부대로 내보냈다.

최 씨가 GOP 근무를 계속했을 경우 작년 6월 강원도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GOP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켰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13일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가운데 군당국이 사격장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최 씨는 유서 곳곳에서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해 정신적으로 방황하는 모습과 함께자신에 대한 혐오감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모르겠지만 왜 살아가는지 모르겠다“며 ”무슨 목적으로 사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살아있으니까 살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나는 늙어가는 내 모습이 너무 싫고 나의 현재진행형도 싫다“며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13일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가운데 군당국이 사격장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최 씨는 유서의 말미에서 대상 인물을 지목하지도 않은 채 ”미안하다. 모든 상황이 싫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라고 덧붙였다.

최 씨는 평소에도 고성을 지르는 등 이상 행동을 해 이웃들에게 ‘이상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웃에 사는 주민은 ”최씨가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피워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씨는 이날 동원훈련장에서 동료 예비군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자살했다, 그가 쏜 총에 맞은 박모(24) 씨와 윤모(24) 씨가 숨지고 다른 2명은 크게 다쳤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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