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 “협상파트너로서 아무런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이 야당 때문에 12일 본회의 법안 처리 건수가 3건에 그쳤다고 비판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 원내대표는 “3개 법을 처리하기로 했으면 지켜야지, 의사일정을 다 정해놓고 당장 오늘 법을 더 처리하자고 60여개 법안 얘기하는 것은 어이가 없다”며 “이렇게 계속 약속을 파기하면 앞으로 저도 합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가 무산된 것을 언급하며 “(유 원내대표가) ‘청와대가 뒤집는 것을 어떡합니까’라고 나오면 난들 어떻게 하겠나. ‘청와대가 깼으니 어쩔수 없군요’라고 해야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이 월권을 했다는 여당의 주장에도 “법사위원장은 원래 본회의 직전에 법사위를 열지 않기로 했는데, 내가 어제 만나 간곡히 부탁해 지방재정법을 해준 것”이라면서 “왜 합의도 하지 않은 법을 들고 나오며 법사위원장 얘기를 들먹거리냐”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은 세월호시행령,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공무원연금·공적연금 개혁안 등에서 합의정신을 모두 깼다”고 질타하면서, 유 원내대표의 선진화법 개정 언급에도 “밑도 끝도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 원내대표는 28일 본회의 일정에 대해서도 “이제 그런 것 없다. 저렇게 합의를 밥먹듯 깨는 사람과 어떤 합의를 하겠나”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합의를 지키는 사람만 바보가 되니 ‘같이 깨봅시다’고 해야겠다. 조율을 해도 청와대가 반대하면 어차피 못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여야 원내지도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주례회동 개최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 원내대표는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했고,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오전 기자와 통화에서 “당분간 날짜를 정해두고 만나는 회동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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