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중진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의원은 11일 “뜻을 같이하는 다수 의원들과 신당 창당을 포함해 당을 살리는 길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비노(非盧)계와 호남을 대변하는 박 의원이 신당 창당 의지를 강조하며 문재인 대표 등 친노를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재보선 참패 후 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 사퇴를 거듭 촉구해왔다. 박 의원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주승용 최고위원 등 비노 의원들을 겨냥한 비난 발언에 대해서도 “친노의 기류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와 뜻을 같이하는 침묵하는 다수 의원들이 있는데 그분들과 격의없는 논의를 거쳐 신당 창당을 포함해 어떻게 하는 것이 새정치연합을 살리는 일인지, 대신할 수 있는 일인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우리 당을) 지지하는 분들에 대한 도리로, 책임지고 당을 바꿔야 한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고 이탈하는 민심을 수용하려면 의식과 체질을 다 바꾸는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책임지는 자세’의 첫걸음이 “문재인 대표의 사퇴”라고 거듭 밝히며 “재보선 참패는 친노 패권정당에 대한 응징이고 수장인 문재인 대표의 지도력에 대한 심판이었다. 당이 다시 서려면 혁명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지난 7일 정청래 최고위원이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사퇴 공갈’ 발언을 한데 이어 트위터에서 박 의원을 상대로 “대선 때 박근혜를 지지하려 했고, 문재인을 망가뜨리려는 박주선 같은 의원을 호남 민심이 지지하겠느냐”고 비판한 것에 대해 “친노의 기류를 대변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개인의 일탈이 아닌 비노 의원들을 바라보는 친노계의 인식을 반영했다는 뜻이다.

박 의원은 “대답할 가치가 없다”면서도 “정청래가 친노의 핵심이다. 그런 기류(비노진영을 작정하고 비판했다)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반성해야 할 친노가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호남 민심을 정치적 입지 강화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용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정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촉구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을 두고도 “정 최고위원의 사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호남 민심을 수용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통해 의식과 체질을 전환해 다시 태어하는 정당으로 바꿔야 하며 (이를 위해) 책임 질 사람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