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바람난과학] 먼지 뒤집어 쓴 큐리오시티는 지금도 달린다
[HOOC=이정아 기자] 체스판처럼 갈라진 척박한 땅. 말라버린 강바닥. 그래도 달린다.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군데군데 반짝이는 모래 바위를 바라보며. 화성의 샤프산을 누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머나먼 화성 땅에서 묵묵히 제 일을 해내는 탐사선이 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 이 사진은 지난 4~5월 큐리오시티가 화성의 샤프산을 거닌 여정을 보여줍니다. 거친 땅 위를 지그재그로, 바삐, 누비는 큐리오시티의 모습이 상상이 되나요.

2012년 8월 화성에 무사히 도착한 큐리오시티는 이미 10km 트랙을 훌쩍 뛰어넘은 것도 모자라 지나온 곳의 표면과 바위 등 다양한 탐사 정보도 지구로 보내오고 있습니다. 그런 큐리오시티에게 ‘종착지’는 없죠. 수명을 다할 때까지 탐사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큐리오시티에게 주어진 숙명입니다.
지난 4~5월 큐리오시티가 달려온 길(NASA)

첫 번째 사진은 화성 정찰 위성인 MRO가 담아낸 화성의 모습인데, 위쪽이 북쪽입니다. 두 번째 사진은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 949솔(SOLㆍ화성의 하루 단위로 1솔은 24시간 37분 23초로 지구보다 조금 더 길다) 밤을 보냈을 때의 모습이고요. 척박한 땅 위에 조그마한 흰 점, 그 점이 바로 큐리오시티입니다.
화성에서 949솔을 보낸 큐리오시티가 흰 점으로 담겼다. 화성정찰위성이 찍었다.(NASA)

화성에서 951솔 째. 세 번째 사진에는 큐리오시티가 찍은 33장의 사진을 연결해 담아낸 샤프산 기슭이 담겼습니다. 진한 밤색 빛 토양에 거친 바위가 치솟은 대지가 담겼군요. 화성 땅 위에 핀 잎사귀 한 장이라도 기대했다면 지나친 사치였을까요. 다만 큐리오시티는 화성 지표면 밑에 물이 흘렀던 자국, 그러니까 말라버린 강바닥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해온 적은 있습니다. 화성에 질소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죠.
951솔을 보낸 큐리오시티가 본 화성 땅의 모습(NASA)

956솔 밤을 보낸 큐리오시티에게 보인 화성의 땅은 네 번째 사진과 같습니다. 샤프산 기슭 낮은 지점에 있는 평야 마운트 쉴즈(Mount Shields)와 로건 패스(Logan Pass)로 가는 그 길목입니다. 큐리오시티가 마운트 쉴즈를 관측한 뒤엔, 꼭대기가 평평한 외딴 산 작 부트(Jock Butte)의 서쪽 방향 로건 패스에서 제 임무를 수행했고요. 이때가 지난 5일, 그러니까 큐리오시티에겐 화성에서 976솔 아침을 맞이한 날입니다.
976솔 아침을 맞이한 큐리오시티가 본 화성 땅의 모습(NASA)

그날 밤 큐리오시티는 지평선 밑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태양의 모습을 담기도 했습니다.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장면을 디지털 보정한 게 다섯 번째 사진인데, 사진에서 드러나듯 태양의 모습은 지구의 석양과 사뭇 달라 보입니다. 지구의 하늘이 빨간 물감을 풀어놓은 듯 칠해지는 것과 달리 화성의 하늘은 푸른색으로 물들어 으스스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이처럼 화성의 석양이 푸르게 보이는 건 ‘먼지’ 때문입니다.
화성의 푸른 석양(NASA)

한편 지금 이 순간에도 화성 땅을 누비는 큐리오시티. 이 탐사선은 제 몸에 먼지를 뒤집어 쓰며 화성의 샤프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인류를 위해서 말이죠.

ds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