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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한상완]수출마저 꺾이고 나면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은 단연 수출이다. 소비는 이미 GDP의 50%도 밑돌고 있어서 경기를 지탱해주는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더구나 전세가 상승이나 가계부채 증가 상황을 보면 향후에도 한참 동안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우나 고우나 우리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어 줄 효자는 수출이다. 과거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설비투자를 견인하고 고용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수출이기 때문이다.

그런 수출이 요즘 들어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수출 증가율은 2014년 3사분기 3.6%에서 4사분기 0.9%로 떨어졌고 올해 1사분기에는 -2.8%를 기록하여 감소세로 돌아섰다.(전년동기비) 지역별로 보아도 올해 1사분기 13.4% 증가를 기록한 미국을 제외하고는 일본 -22.0%, 유럽 -21.1%, 중국 -1.5% 등 전 지역이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출의 급격한 둔화는 일정 부분 유가 하락에 기인한다. 유가 하락으로 석유화학 관련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또한 제조업 전반의 원가를 낮춰줘서 수출 단가가 조정된 측면이 있다. 또 다른 요인은 수출 상대국의 수입수요 둔화도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 상기한 바와 같이 세계 주요지역 중에서 미국만 수입수요가 탄탄히 회복되고 있을뿐 나머지 지역은 수입수요 자체가 둔화되고 있다. 이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원화의 상대적 강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도 수출 감소에 상당한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 경기 상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잘 드러난다. 우선 미국은 경제 성장률이 금융위기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우리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다. 당연히 수출이 증가세일 수밖에 없다.

중국도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편이다. 경제성장률이 2014년 7%대 초반까지 하락하였고 2015년은 6%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실질실효환율은 2011년 이후 중국 위안화의 강세 영향으로 원화가 다소 저평가된 상황이다. 대중국 수출 감소세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는 이유다.

반면 유럽과 일본은 최악이다. 유럽과 일본은 경제가 멈춰 서있다. 설상가상으로 유로화 대비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2015년 1분기 120.9p로 2006년 1사분기 127.6p 이후 가장 고평가된 상태이다. 엔화 대비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2015년 1사분기 158.3p로 역사상 고점인 2007년 1사분기 159.7p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장기평균 113.2p와 비교해볼 때 40%나 고평가된 상태다. 두 지역 공히 20%가 넘는 수출 감소세를 기록하는 원인이다.

최근들어 원고엔저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대엔화 환율(100엔)의 마지노선이라 여겨졌던 900선이 붕괴되었다. 이로 인하여 우리의 대일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뿐만 아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거의 전산업 분야를 망라하여 세계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환율의 조그만 변화도 곧바로 상대적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제일 먼저 악영향이 나타나는 것은 관광산업이다. 한일간의 관광수지가 악화되고 있을뿐더러, 중국인 관광객도 일본으로 몰려가고 있다. 다음으로 영향을 가장 빨리 받는 산업은 자동차, 기계, 철강, 조선 등이다. 지금은 일본을 압도적으로 누른 것처럼 보이는 전자산업도 종국에는 일본이 부활할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 놔두면 올해 수출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산업기반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수출마저 꺾이고 나면 우리는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 내수를 살려낸다고 하더라도 수출이 꺾여서는 의미가 없다.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정부는 원화가 엔화 대비 과도하게 고평가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우리가 보통 장기 균형 수준으로 알고 있는 1000원선은 차치하고라도 900원선만이라도 유지되어야 한다. 기업들도 정부만 쳐다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제품의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별 내수소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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