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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 잘되면 집값 오른다’ 공식 통했다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찻잔속 태풍’. 얼마전까지 분양시장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통했다. 사람들이 몰리는 인기 단지는 들썩이는데 주변 주택시장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분양시장이 들썩이는 곳은 으레 주변 주택시장의 시세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 주택시장 호황기에 나왔던 ‘분양이 잘되면 집값이 오른다’는 옛 재테크 공식이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톱3’ 지역은 광명, 하남, 김포다. 모두 4% 이상 급등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27일 강남구 대치동에 마련된 미사강변리버뷰자이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로 내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 지역은 입지적 공통점은 별로 없다. 굳이 공통점을 찾는다면 개발 호재가 많고, 분양시장이 가장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광명시(4.87%)는 분양이 거의 없다가 작년 10월 ‘광명역파크자이’를 시작으로 분양 열기가 뜨거워졌다. 광명역파크자이는 731가구 모집에 1순위에만 8437명이 청약해 평균 11.5대1 경쟁률로 모두 마감됐다. 이어 올해까지 ‘광명역 푸르지오’, ‘광명역 호반베르디움’, ‘광명역 지웰 에스테이드’ 등 아파트 및 오피스텔이 모두 수십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 마감됐다.

이런 분위기는 매매시장에도 바로 영향을 미쳤다. 광명시는 지난해 7월(-0.03%)까지 하락세를 보이다 8월(0.21%)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하남 아파트값은 올 들어 4.53% 올라 역시 무섭게 뛰고 있다. 지난해 12월 0.04% 하락했으나 올 1월 0.15% 상승세로 돌아서 오름폭을 키우다 4월엔 무려 2.85%나 뛰었다. 4월 상승폭은 2006년 11월(6.92%)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분양시장이 호조세를 띤 것도 비슷한 시기다. 하남에선 지난해 이맘 때만해도 신규 분양 단지에서 미달이 속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이후 분양한 단지는 100% 1순위 마감행진을 이어가면서 주택시장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GS건설이 공급한 ‘미사강변센트럴자이’는 평균 청약경쟁률 6.5대1로 하남시 민간분양 물량으로는 처음으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고, 올 4월1일 청약접수를 받은 ‘미사강변리버뷰자이’는 497가구 모집에 무려 1만1870명이 몰리며 23.88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포시의 변화는 특히 드라마틱하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분양시장이 침체됐으나 지난해부터 빠르게 미분양이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기준 김포시 미분양 물량은 355가구로 지난해 1월(3247가구)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청약성적도 좋아지고 있다. 반도건설이 4월 청약접수한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3차’는 625가구 모집에 1592명이 청약해 평균 2.5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김포시의 이런 분위기는 아파트 값에 그대로 반영돼 올들어 4.21% 올랐다.

곽창석 ERA코리아부동산연구소장은 “신규 분양시장에 청약하는 사람들은 각종 개발호재를 고려해 입주할 때인 2~3년 후 시세를 예상하고 반응하는 것”이라며 “분양이 잘되면 매매시장이 오르고, 매매시장이 좋아지면 분양시장이 다시 영향을 받는 등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여건이 갑자기 달라지지 않는다면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 매매시장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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