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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의 왕국’ 美 흔들...캐나다, 유럽, 러시아 등 약진으로 춘추전국 양상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강자와 약자가 명확했던 국제 밀 시장이 밀 생산량 증가와 각국의 통화 가치 변화, 수출 경쟁에 휘말리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 요동치고 있는 국제 밀 시장에서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러시아 등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며 7일 이같이 보도했다. 주요 밀 생산국들이 패권(覇權), 즉 시장 주도권을 다투는 춘추전국 양상이다.

위기 의식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국가는 ‘밀의 왕국’ 미국이다. 다른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수출에 나서면서 올해 미국 밀 가격은 20% 하락해 부셸당 5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달러 강세도 한 몫 했다. 미국 농무부는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라 올해 미국의 밀 수출량이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주춤하자 이를 틈타 캐나다와 유럽이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한 캐나다는 처음으로 밀 수출에서 미국과 대적할 만한 위치에 섰다.

유럽 또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자 중동과의 접근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중동은 밀을 수출하는 나라들에게는 핵심적인 지역이다.

가장 큰 변수는 공격적으로 밀 수출 시장에 뛰어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흑해 지역 국가들의 선전에서 비롯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양국 간 갈등 국면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 곡물 판매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곡창’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량은 2007~2008년 작부 연도 이후 1170만t으로 최대치에 이를 전망이다. 러시아는 한 술 더 떠 밀 수출량이 21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수출량 급증은 기존의 밀 수출 강자들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을 본래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아르헨티나만이 포함돼 있던 ‘밀 수출 대국’ 목록에 추가했다.

아브돌레자 아바시안 FAO 선임 경제학자는 “10년 전에는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 경쟁자들이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의 경제 제재와 맞물려 나타난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러시아 밀의 운송 비용이 크게 하락한 것도 국제 밀 시장 재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솔라리스의 스위던 스틸 임원은 “운임률이 하락한 덕에 러시아가 수출하는 밀은 페루와 멕시코 등 중남미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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