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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 작곡자간 거리 3.5명”…빅데이터로 본 관계도 (KAIST 연구)
[HOOC=이정아 기자] 중세 르네상스부터 현대까지 500년이 넘는 서양 클래식 음악의 작곡자와 작곡자 사이의 ‘네트워크’ 거리는 평균 3.5명에 불과하다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3~4명만 건너뛰면 음악적 사조가 서로 가깝게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바로크 시대 음악가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음악은 1551명의 다른 장르의 작곡가와 연결돼 있었다.

카이스트(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와 박도흠 박사과정생,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은 고전파와 낭만파, 현대 음악을 담은 담은 20년치 CD음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EPJ 데이터 사이언스 4월 29일자에 소개했다.

* 고전 음악 작곡자들의 네트워크를 나타내는 조감도

연구팀은 CD음반 전문 사이트인 아카이브 뮤직과 세계 최대 음반 정보 사이트인 올 뮤직 가이드에 올라온 20년간 발매된 CD에 수록된 작곡가와 곡, 발표 날짜 정보를 토대로 수 백 년의 차이가 있는 작곡가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바흐와 모차르트,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등 고전파와 낭만파 작곡가를 비롯해 2000년대 현존하는 음악가 1만4000명이 대상에 올랐다. 문화 분야 빅데이터 연구로서는 세계 최대급 규모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20년간 발매된 클래식 CD 가운데 가장 많은 음반이 발매된 바로크 음악가 바흐가 1551명의 각기 다른 작곡가와 연결돼 있었다. 모차르트는 1086명의 다른 작곡가와 연결돼있는데 이는 작곡가 전체 평균 숫자인 15명의 수십, 수백 배에 달한다. 대다수 작곡가들이 대체적으로 바흐와 모차르트, 베토벤 같은 유명 작곡가들의 사조로 음반이 소개된다는 의미로, 이들의 음악이 전체 작곡가 네트워크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수치적으로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사실도 확인했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19세기말 활동한 프랑스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의 음악과 함께 소개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드뷔시의 경우, 낭만파 음악가들과 함께 음반이 발매된 경우가 많았다. 드뷔시가 모리스 라벨과 함께 낭만주의에서 현대음악으로 옮기는 단계에서 활동했다는 점과 일치한다고 연구진은 소개했다.

연구진은 CD의 발매일자에 따른 네트워크의 과거 발전 모습을 분석해 미래의 추세도 예측했다. 미래의 네트워크는 바흐나 모차르트, 베토벤 등 유명 작곡가들에게 상대적으로 더욱 더 집중되는 양상이라는 것. 다만 작곡가의 수도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돼, 소수의 대가에 집중되는 측면과 다양성이라는 ‘양면’을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구진을 덧붙였다.

박주용 교수는 “작곡가들이 맺은 관계를 이해하는 건 문화 창조의 원리, 문화 간 연관성, 역사와 미래를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 CD 소비 패턴을 연구하거나 함께 들을 수 있는 작곡가를 찾는데 활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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