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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양규기자의 보험X파일]흥국화재 상임고문에 김정하 전 사무총장...‘대놓고’ 자리꿰찬 감사원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최근 흥국화재 상임고문에 김정하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선임되면서 보험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동안 흥국화재의 상근감사직은 감사원 출신들이 차지해왔음에도 이번 흥국화재가 김 전 총장을 상임고문으로 선임한 배경을 두고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흥국화재는 지난달 말 상임고문으로 김정하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선임했다. 흥국화재는 흥국생명과 같이 태광그룹의 보험계열사로, 국내 10개 종합손해보험사 중 7위(원수보험료 기준)를 기록하고 있는 중견보험사다. 하지만 대표이사 평균 임기가 1년 안팎으로, 보험업계에서는 불안한 경영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보험사이기도 하다.

그 동안 흥국화재와 흥국생명은 각각 감사원 출신과 금감원 출신들이 상근감사를 맡아 업무를 수행해왔다. 실제로 흥국화재의 직전 감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술영 전 감사와 김시곤 전 감사 모두 감사원 출신인사다. 흥국생명 역시 현재 동부생명 감사로 재직중인 이병석 전 감사를 비롯새 김동학 전 감사에 이어 현재 이현복 감사도 금감원 출신들이다. 태광그룹 양대 보험계열사의 상근감사를 감사원과 금감원이 나눠 지정 파견직(?)처럼 맡아오고 있는 셈이다.

상근감사란 직책이 내부통제와 경영진 견제란 본분과 달리 대외 로비활동과 감독기관과의 원활한 관계 형성 및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는 오래 전 부터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이 같은 악습이 유지되는 이유는 기업들의 감독기관과의 유착고리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아서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한쪽은 자리를 내주고, 한쪽은 감독상 나름의 편의(?)를 제공해 준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내 대표적으로 삼성그룹과 태광그룹의 보험계열사들이 감사원과 금감원 출신들이 상근감사직을 독점해오고 있다“며 ”두 감독기관과의 인적교류를 통해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그룹의 양대 보험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역시 각각 감사원 출신과 금감원 출신들이 독점해오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은 문태곤 전 감사원 제2차관이, 삼성화재는 조병진 전 금감원 생명보험 검사국장이 맡고 있다. 사람만 바뀔 뿐 출신은 감사원과 금감원이 대놓고 자리를 꿰차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들 자리는 성역(?)과도 같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 동안 상근감사직을 유지해왔던 흥국화재가 상근감사직을 폐지하고 감사위원회로 전환한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그대로 실행됐다. 감사위원회는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이 위원회 구성원으로 참여해 회사경영에 대한 조언은 물론 감사자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외국계 보험사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흥국화재의 상근감사직 폐지와 감사위원회 전환 의도가 지금보다 ‘급’이 더 높은 감사원 전 고위간부를 선임하기위한 조치였다는 점에서 ‘혹시나’가 ‘역시나’가 된 결과란게 대체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감사원이 흥국화재에 부국장 및 국장급 출신들을 내려보내다가 올해의 경우 감사원내 2인자 자리인 사무총장이다보니 상임고문으로 격을 올려 상근감사보다 업무상 대우를 높인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앞서 금감원 부국장급 출신들을 상근감사로 선임해 온 메리츠화재도 강영구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선임하면서 기존 상근감사직을 폐지하고 사장급 윤리지원실장으로 승격시킨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우 우리, 외환, 기업은행 등 감사원 출신들이 감사를 맡고 있다”며 “금융권내 감사원 출신들이 대우를 높이는 등 점점 영역을 확대, 자신들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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