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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그 별에 사는 탐사선…⑥세레스의 ‘던’
<태양 가까이에 있는 수성부터 가장 멀리 있는 해왕성까지. 침잠한 우주 곳곳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임무를 수행 중인 각 행성별 탐사선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HOOC=이정아 기자] 우주탐사선 한 대가 화성과 목성 사이의 ‘왜’ 행성, 다시 말해 ‘난쟁이’ 행성에 처음으로 접근해 정밀 탐사에 돌입했습니다. 여러분들이 글을 읽는 이 순간에도 이 탐사선은 이 난쟁이 행성의 궤도를 돌고 있죠. 이 난쟁이 행성은 어디일까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왜소행성, 세레스. 그 궤도로 무인탐사선 던호가 관측 임무를 펼치고 있다. (NASA)

딱 한반도만한 이 난쟁이 행성은 ‘세레스’(Ceres) 입니다. 2007년 9월 미국의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델타2로켓에 실려 발사된 던호. 던호는 장도에 오른 지 7년 5개월 만에 지난 3월 세레스 궤도에 진입했습니다. 왜행성에 대한 인류 최초의 탐험이 시작된 것입니다.

던호가 관측하고 있는 세레스는 한때 ‘수.금.지.화.목.토.천.해.명’ 9개 천체가 태양계 행성으로 인정받았을 때, 10번째 행성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민 천체입니다. 1801년 1월 1일, 이탈리아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주세페 피아치가 세레스를 발견했는데 이 천체가 별처럼 운동하는 것을 관측하고 항성이 아닌, 행성이라고 분류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세레스 인근에서 다른 소행성들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세레스의 지위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세레스는 이들과 비슷한 천체들 중 하나라는 인식이 받아들여지기 시작하거든요. 1802년 윌리엄 허셜은 이 천체들을 ‘별과 비슷한 것’이라는 의미의 소행성이라고 정의했고, 가장 먼저 발견됐다는 점에서 세레스에는 ‘1 Ceres’라는 명칭을 붙여줍니다.

이후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의 기준을 새로 마련하면서 세레스도 ‘왜행성’으로 분류합니다. IAU는 행성처럼 다른 천체를 지배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행성의 위성도 아니지만 태양을 공전하는 천체를 왜행성으로 정의내렸는데, 세레스가 이에 딱 부합했거든요. (이때 명왕성도 행성에서 왜행성으로 격하됩니다.) 쉽게 생각하면 세레스는 행성과 소행성의 중간 단계에 있는 천체로 보면 됩니다.

던호가 지난 14일 지구로 전송한 세레스의 모습. 오른쪽에 있는 하얀 점의 ‘정체’를 두고 여전히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NASA)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증이 생기실 겁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많고 많은 왜행성 가운데 왜 세레스에 던 탐사선을 보냈을까. 그것도 8년 전에.

학자들이 특히 세레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세레스에 100km에 이르는 거대한 바다가 암석 핵 위에 존재할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월 유럽 우주항공국(ESA)이 세레스의 검은 표면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걸 확인했는데, 이로 인해 세레스 표면의 얼음이 태양 열기에 녹으면서 수증기가 생겼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죠. 몇몇 학자들은 세레스의 내부에도 엄청난 양의 물과 얼음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지난 14일 던호도 2만2000km 떨어진 거리에서 세레스를 촬영했습니다. 이 사진에는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분분한 ‘하얀 점(White Spot)’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죠. 현재로서 가장 유력하게 주장되는 하얀 점의 정체는 ‘얼음 화산’이지만, 소금물이 모인 곳이거나 단순히 햇빛을 반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여전히 각종 추측만 난무하고 있지만 던호가 점점 세레스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그 비밀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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