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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배검사 구속한 ‘모래시계’ 홍준표, 피의자로 후배 검사와 맞대결...역사의 아이러니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이 이르면 8일께 홍준표(60ㆍ사법연수원 14기) 경남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거 ‘모래시계’ 검사로서 특별수사통이었던 홍지사와 후배 특수 검사간의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홍지사가 검사 시절, 현직 선배검사를 구속기소한 적이 있어, 이번 맞대결은 22년만에 권력형비리로 선후배가 피의자-수사검사로 마주 대한다는 점에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홍 지사는 검사 시절이던 1980년대 후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인척ㆍ측근 비리 사건 수사에 관여한데 이어 광주지검으로 부임한 1991년엔 광주 일대 조직폭력배를 일망타진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당시 조폭들 사이에서 ‘저승사자’로 통할 정도로 조폭 척결에 앞장서면서 검찰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홍 지사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덴 1993년 ‘슬롯머신 사건’ 수사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서울지검 강력부에 재직 중이던 그는 돈을 받고 슬롯머신 대부 고(故) 정덕일 씨에 대한 내사를 무마해준 혐의로 ‘6공의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기소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직속상관이자 검찰총장 후보였던 이건개 당시 대전고검장, 엄삼탁 전 안기부 기조실장까지 6공 최고 실세들에 쇠고랑을 채웠다.

이 사건이 1995년 SBS 드라마 ‘모래시계’의 소재로 그려지면서 홍 지사는 ‘모래시계 검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아울러 그가 이듬해 15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하는 원동력이 됐다.

홍 지사는 김진태 현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현재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을 이끄는 문무일(54ㆍ18기) 대전지검장보다는 네 기수 위다.

검찰 선배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봐주기 수사’ 우려가 일 법한 대목이지만 검찰 안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특수통 선후배 간 팽팽한 ‘창과 방패’의 대결이 펼쳐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른바 ‘슬롯머신 리스트’에 연루된 선배 이 전 고검장을 사법처리한 홍 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후배에게 발목 잡힐 위기에 처한 것을 보며 반복되는 역사에 대한 회한의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 내에서 손꼽히는 특수통인 문 지검장은 평검사 시절부터 굵직굵직한 대형사건을 처리하면서 특별수사로 잔뼈가 굵다.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 사건, 신정아 사건을 거쳐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로 자리를 옮긴 뒤 김경준 전 BBK 대표 기획입국설, 효성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 한전 납품비리 사건 등을 수사했다. 지난해엔 서울서부지검장을 맡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특별수사팀 내부에도 걸출한 특수통 후배들이 포진해있다.

부팀장인 구본선(47ㆍ23기) 대구 서부지청장은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론스타 외환은행 혈값 매각 의혹 수사에 참여하는 등 특별수사 경험이 많다. 판사 출신인 김석우(43ㆍ27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도 2012년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부품 납품비리 사건과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태스크포스(TF) 등을 두루 거쳤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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