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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영의 이주의 추천 싱글> 16. 빅뱅 ‘루저’ㆍ‘배배’, 윤시내 ‘꽃’ 외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빅뱅 ‘루저(Loser)’ㆍ‘배배(Bae Bae)’= ‘루저’의 “외톨이” “쓰레기” “머저리” “양아치” 같은 극단적인 단어 선택이 허세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배배’의 “피가 한쪽으로 또 쏠렸어 네게” “너와 몸이 완전 착착 감기네” “찹쌀떡 찹쌀떡 궁합이 우리 우리 궁합이” 같은 ‘19금’ 은유와 재치가 어색하지 않습니다. 오래 들으면 귀를 피로하게 만드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사운드로 구태의연하게 만든 곡이었다면, 이 같은 가사는 설득력을 잃었을 겁니다. 귀에 감기는 멜로디와 담백한 편곡, 멤버들의 개성을 드러내기보다 조화를 중시한 보컬과 랩. 데뷔 10년차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멋진 컴백 작품입니다.

한국에서 아이돌(Idol)은 ‘우상’이라는 본래의 의미보다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위에 ‘칼군무’ 등 퍼포먼스를 구사하는 그룹을 가리키는 대명사로 쓰이고 있죠. 이런 이미지에서 벗어나 음악적으로 퍼포먼스 이상의 무언가를 들려주는 그룹 빅뱅을 아티스트의 범주로 분류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죠. 그런데 최근 기자와 인터뷰를 통해 만났던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은 “아이돌이란 말을 좋아한다”고 고백하더군요. 기자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데뷔 10년차를 바라보는 빅뱅은 이제 아이돌이나 아티스트와 같은 수식어를 넘어 ‘우상’을 지향하고 있더군요. 어쩌면 머지 않은 미래에 빅뱅은 ‘우상’에 근접하는 한국 최초의 아이돌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 윤시내 ‘꽃’= “꽃은 지고 떨어져 말라지고/곁에 울고 서 있는 봄이여/꽃은 또 그렇게 지고/떠나지 못하는 나는/다시 패배하고 사랑은 몸부림”

깊게 우수 어린 허스키 보이스와 격정과 절제를 오가는 멜로디, 그리고 탱고 풍의 기품 있는 편곡. 이 곡은 SBS 아침드라마 ‘황홀한 이웃’의 OST입니다. 아침 드라마 OST에서 이렇게 괜찮은 곡을 듣는 일이 다 벌어지다니.

범상치 않은 목소리와 멜로디, 편곡의 주인공을 찾아보니 역시나 ‘황홀한’ 라인업이었습니다. 목소리는 80년대를 풍미한 디바이자 히트곡 ‘열애’로 유명한 가수 윤시내입니다. 작사와 작곡은 최근 들어 젊은 뮤지션들과 교류하며 멋진 음악을 들려줬던 가수 최백호가 맡았군요. 편곡은 재즈피아니스트이자 편곡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조윤성이 담당했습니다. 3박자가 딱 들어맞으니 아침 드라마 OST에서도 이런 곡이 나오는군요.

기자는 이 곡이 OST란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 조금 더 정보를 알아봤습니다. 역시나……. 이 곡은 윤시내가 지난해 6년 만에 발표한 앨범 ‘2014(사랑한국)’의 수록곡이었군요. 기자의 머릿속에선 두 가지 생각이 교차됐습니다. 하나는 “오로지 아침드라마만을 위해 만들어진 완성도 높은 OST는 없는 걸까?”였고, 또 다른 하나는 “윤시내가 지난해 앨범을 낸 줄도 몰랐으니 제대로 음악기자가 되려면 아직도 멀었구나”였습니다.






※ 살짝 추천 싱글

▶ 삐삐밴드 ‘ㅈㄱㅈㄱ’= 20년 전이자 지금이나 여전히 삐딱한 태도가 반갑다. 대단한 변신을 하지 않아도 좋다. 20년 전 모습 그대로 지금 무대에 나와도 충분히 파격적이니까. “좋군좋군!”


▶ 홀로그램 파티(Hologram Party) ‘레인보우(Rainbow)’= 맑은 5월의 하늘을 닮은 청명함. 경쾌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귀에 감기는 멜로디의 조화가 듣는 즐거움을 준다.


▶ 이현우 ‘해피 매직’=
OST로는 보기 드물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MBC 드라마 ‘앵그리맘’의 OST. 예전부터 느껴왔지만 이현우의 목소리는 재즈에도 정말 잘 달라붙는다.


▶ 솔비 ‘첫사랑’= 최근 들어 솔비가 인디신에서 보여주는 실험적인 시도는 환영. 다만 뮤직비디오와 싱글 재킷은 좀 어떻게 하면 안 될까.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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