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文, 패전지 광주서 힐링? “새정치연합, 그냥 무너뜨릴 순 없는 것 아닙니까”
[헤럴드경제=장필수기자]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4일, 4ㆍ29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곳 가운데 하나인 광주서을 지역을 찾았다. 그의 광주행(行)을 놓고 이 당의 일각에선 대안없는 방문은 의미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문 대표는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다. 이는 광주서을에서 무소속을 당선돼 신당 창당 가능성을 꾸준히 내비치고 있는 천정배 의원발(發) 바람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새정치연합 내에선 패전지인 광주를 놓고 계파간 내홍이 지속되는 형국이지만, 문 대표는 되레 이곳에서 ‘힐링(치유)’의 단초를 얻으려는 모습도 감지됐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김영록 수석대변인ㆍ김현미 비서실장 등과 함께 광주 발산마을 회관을 찾았다. 재보선 운동기간에도 문 대표가 방문했던 장소다. 그는 20여명의 노인들과 악수를 나눈 뒤 “오늘 회초리를 한 번 더 맞는 그런 심정으로 왔다”며 “저희가 선거에서 패배는 했지만 그 약속은 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실천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표는 앞서 선거 때 도로 확장 등 지역발전을 위한 사항들을 약속한 바 있다.

참석 노인 가운데 한 명은 “서구을엔 주인다운 국회의원이 없었다. 몇 십년간을 뜨내기들이 이름 걸고 당선됐고, 그 다음에는 또 다른 분이 들어왔다”며 “그러니까 주체성을 잃어갔다. 공천하면서도 심사숙고 해서 울타리 밖 말 많이 들어서 좀 주인을 찾아주세요”라고 했다. 이에 문 대표는 “저희가 호남 지지에 안주하면서 달라지라는 요구에 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다가 이번에호되게 회초리를 맞은 것”이라면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들고, 완전히 새롭게 창당하는 심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참석 노인들이 쌀값 하락,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농촌 경제의 어려움 등을 토로하자,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실정들을제대로 비판하면서 대안도 제시하는 유능한 야당이 돼야 겠다고 각오를 다진다”며 “우리 새정치연합이 여러모로 부족하다 해서그냥 무너뜨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변하기 위한 노력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표는 “선거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와서 여의도에서만 정치 보는 게 아니라 지역 민심 듣는 게 아주 필요한 일이라고절실하게 느꼈다”면서 “이번 결과 정말 뼈아픈 결과이지만 이것을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서 내년 총선 웃을 수 있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지 않겠나 하는 그런 각오(가 있다)”고 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우리도 똘똘 뭉쳐서 해볼랍니다”라고 말했고, 기념사진을 찍을 땐 “문재인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대표 일행이 이날 광주공항에 도착했을 땐 20여명으로 구성된 시위대가 ‘문재인은 더 이상 호남민심을 우롱하지 말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공항 출구에 늘어서 있기도 했다. 이에 문 대표 일행은 출구가 아닌 귀빈실을 통해 밖으로 빠져 나가야 했다. 


홍성원ㆍ장필수 기자/ho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