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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연ㆍ지연ㆍ혈연으로 묶인 한국 대표 단체들의 명암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호남향우회, 고대교우회, 해병전우회’ 는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학연ㆍ혈연ㆍ지연 단체의 대명사로 통한다.

호남향우회는 1960년대 중후반부터 가속화된 경제발전 바람을 타고 도시로 흘러들어 온 호남 출신 사람들이 결속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마을이나 동 단위로 모여 서로 도시 생활의 어려움을 나누고, 고향 농산물을 공동구매하는 등 활동을 한 것이 초기적인 형태다.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중앙회 측에 따르면 현재 호남지역 외 거주하는 향우 규모는 9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2000년 무렵부터는 향우회를 전국 단위로 조직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지난 2006년 정식으로 발족했던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는 이후 총재의 정치적 거취를 둘러싸고 내홍이 일어 현재는 두개 단체로 쪼개진 상태다.

한편에선 향우회가 지역감정을 부채질한다는 우려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총선이나 대선 등 선거철에는 호남향우외 뿐 아니라 영남, 충청 등 향우회가 앞다투어 개최하는 행사에 지역 출신 정치인이 참여해 지지를 호소하기도 한다. 4.29 재보선 당시 호남향우회 임원단이 광주 서구에 출마한 천정배 후보 유세장을 응원 방문하기도 했다.

고려대 졸업생 모임인 고대교우회는 우리사회 학연의 대명사로 꼽힌다. 고대 교우회는 매년 ‘자랑스러운 고대인’을 선정하는가 하면, 지난해부터 신년행사에서 인문사회, 자연계, 보건의약 3개 부문에서 ‘교우회 학술상’을 시상하고 있다. 교우회 장학회도 다른 총동문회 운용 장학금에 비해 큰 규모다. 끈끈한 선후배 관계는 타대학 출신들에겐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학벌로 형성된 연줄을 사회로까지 확장시켜 공정한 경쟁을 흐린다는 지적도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 때에는 KBㆍ우리ㆍ하나금융지주 회장 등 핵심 금융권 인사들이 고대 출신 일색으로 채워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병대 전우회는 현재 중앙회 산하 17개 광역시도 연합회, 해외 4개 연합회 등 100만 회원을 두고 있다. 이들은 친목 단합행사와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주로 한다. 어려운 군생활을 함께한 전우애를 사회에 까지 확장시켜 사회 위기때마다 솔선수범을 실천하며 찬사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폐쇄적이고 호전적인 해병대 특유의 문화가 사회활동까지 연장돼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1980년대 말 해병대 전우회가 우익단체로서 막 형성될 무렵에는 경찰의 고유업무였던 치안업무에까지 관여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혈연으로 형성된 종친회도 있다. 대부분 규모가 작고 종중의 제사나 재산 관리를 공동으로 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조선시대 말 ‘안동김씨’ ‘풍양조씨’ 하던 소위 ‘세도가’들은 아직도 종친회 활동을 유효하게 조직하고 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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