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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공무원 “집에서 쉬어”…황당한 네팔정부
[헤럴드경제=한영훈 기자]네팔에서 지진이 발생한지 1일로 7일이 지났지만 구조와 구호 활동은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600만 명에 가까운 이재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느려터진 구조작업에 주민들의 분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급기야는 피해현장을 방문했던 총리가 쫒겨났고,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이 습격당하는 등 혼란이 극심해지고 있다.

이처럼 더딘 구조작업은 지진발생후 네팔정부가 5일동안 휴무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공무원과 군, 국가 응급구조대원들도 휴무대상이다. 정부 스스로 인명구조를포기한 셈이다. 정부가 외국구조대에 더 이상의 도움이 필요 없다며 입국 자제를 요청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카트만두 시내 어디에도 복구작업을 하는 군 병력은 보이지 않았다. 전날 1000여 명의 병사가 복구 작업에 참여했지만 이날은 비가 내린다는 이유로 대부분 중단됐다. 네팔 정부가 지진 구조 작업을 위해 육군 병력의 90%인 10만 명을 투입했다고 밝힌 게 사흘 전이다.

구조 작업은 대부분 외국인 몫이다. 현재 구조팀을 파견한 국가는 한국·미국·중국 등 15개국 32개 팀. 이 중 25개 의료팀 139명이 부상자 치료를 맡고 있다. 18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중환자 6000여 명의 30% 정도는 외국 의료팀이 맡고 있다.

외국 구조팀의 입국이 쉬운 것도 아니다. 네팔 유일의 국제공항인 카트만두 공항의 브리지(비행기 정박시설)는 모두 9개. 선진국 국제공항 평균(50여 개)의 20%도 안 된다. 외국 항공기 절반 이상이 부근 인도와 방글라데시로 비행하거나 1~3시간 공항 위에서 선회한 후 겨우 착륙하고 있다.

지진 피해 현장을 시찰하러 온 수실 코이랄라 네팔 총리는 분노한 시민들을 피해 황급히 자리를 떠야 했다. 한 주민은 “총리는 우리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고 도망가 버렸다. 우린 그가 싫다. 총리를 지금 당장 바꿔야 한다”고 분개했다. 카투만두에서 고향으로 가려는 수천명의 시민들은 차편을 마련해주겠다는 정부의 약속만 믿고 몇시간을 기다리다 지쳐 거센 항의시위를 벌였다. 국회 의사당 앞에서도 200여 명의 주민들이 몰려와 구호작업 지연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고, 일부 마을에선 주민들이 관공서와 구호차량을 습격하기도 했다. 

glfh20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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