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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지’ 천정배, 문재인 잡았다…“앞으로가 더 문제”
[헤럴드경제] 정치판에선 영원한 동지란 없다.

노무현 정부의 창업과 수성(守城) 동지였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천정배 의원이 향후 호남 패권을 둘러싼 ‘외나무 다리’ 승부를 벌여야하는 정적(政敵)이 됐다.

천정배 의원은 탈당을 감행하면서 4·29 재보선에서 문재인 대표의 참패라는 ‘비수’를 꽂았다. 그것도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서을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천정배 지지’로 가시화된 호남 민심의 이반은 친노무현 세력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배경에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 갈등의 뿌리는 13년 전인 2002년 대선 경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호남은 부산 출신인 노무현 후보에게 몰표를 줌으로써 ‘노풍(盧風·노무현바람)’의 진원지가 됐고, 노 후보는 여세를 몰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당선 직후 김대중(DJ) 대통령 시절 대북송금에 대한 특검을 수용, 호남 민심이 노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당시 특검으로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김대중 정부 핵심인사들이 구속됐고 동교동계는 “배신행위”라고 노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참여정부 탄생의 ‘1등 공신’인 문 대표와 천 의원은 청와대 비서실장과 법무장관을 지내며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 심판론’을 내걸었고 문 대표를 향한 회초리를 호소했다. 또 당선 일성으로 호남 지역에서 새정치연합과의 경쟁체제 구축을 선언했다.

호남 신당 창당까지 염두에 두면서 문 대표가 주도하는 새정치연합의 지지기반을 허물고 야권 새판짜기를 본격화하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결국 문 대표의 2017년 대선가도에는 장애물 ‘천정배’가 천적으로 등장했고, 천 의원은 야권 재편을 위해서는 반드시 문 대표 체제에 구멍을 내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됐다.

정치적 동지가 때에 따라 반드시 꺾어야 하는 정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선거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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