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후보는 정치적 재기를 위해 탈당까지 감수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성적표는 초라했다.
제 1야당 대선후보까지 지낸 이력에 전통 야당의 텃밭에 뛰어들었지만 참담한 결과는 여당 후보를 당선케 했다. 그에게 이번 선거에서 1등 외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 때문에 앞날이 더욱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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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마에서 그의 전략이 맞은 것은 딱 하나. 그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주장한 ‘야당심판’이었다. 그 공약은 현실화됐고 결국 제1야당의 후보를 떨어뜨렸다. 그러나 그 자리를 자신이 차지했어야 했지만 27년간 야당 깃발을 꽂아왔던 텃밭을 여당에게 내줘버렸다. 물론 전적으로 그만의 잘못은 아니라 할지라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순 없게 됐다.
정 후보는 19대 총선에 이어 연거푸 ‘쓴 맛’을 보면서 거물 정치인의 체면을 구긴데다, 결정적으로 이번까지 네 차례나 탈당을 반복하며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은 상태다. 정 후보 스스로도 탈당 당시 “정치인생의 마지막 봉사”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이제 패배 후 불어올 후폭풍이다. 설상가상으로 탈당 후 정치활동의 기반이 된 국민모임 역시 이번 패배로 존폐기로에 처하면서 그의 재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 후보가 내년 총선에서 ‘정치적 고향’인 전주·덕진 지역 등에 도전하며 활로 모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광주 서을에 당선된 무소속 천정배 당선인과 연대를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 관계자는 “정치인생의 굴곡이 워낙 많은 인물”이라며 “호남 지지세를 동력 삼아 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MBC기자 출신인 정 후보는 15대 총선 때 전주에서 출마, 전국 최다득표를 기록하며 정계에 화려하게 입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그 스스로 ‘공약’한 ‘마지막 봉사’라는 말의 덫에 걸려 이래저래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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