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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에도 등장한 ‘캡사이신’ 물대포…경찰, 볼티모어 시위진압에 사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볼티모어시가 구금 중 사망한 흑인 프레디 그레이(25)의 장례식이 열린 27일(현지시간) 항의 시위 참가자들에게 캡사이신 물대포를 쏜 것을 두고 볼티모어시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역신문 볼티모어 태양(Baltimore Sun)에 따르면 경찰은 시위대가 상가에 침입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막기 위해 캡사이신이 든 물대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외신은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이 먼저 물병과 돌을 경찰들을 향해 던지고 흩어지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캡사이신 물대표를 쐈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경찰 앞에서 프레디 그레이의 죽음에 항의하는 볼티모어 청년의 모습]

이를 목격한 주민들은 경찰을 옹호하기 보다는 비판하는 입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교사 방 데방(Vaughn DeVaughn) 씨는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 25세 이하로 보인다”면서 “좌절과 분노를 표현할 방법을 몰라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방화가 일어난 CVS 약국 근처에 사는 앤더니 챙(Anthony Cheng) 씨는 “그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아 아이들이 폭력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안토니언 로빈슨 (26)씨는 “시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 폭력 시위가 마치 시위대가 이성을 잃어 발생한 것처럼 꾸미고 있는데, 그럼 우린 가만히 앉아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사람 죽는 꼴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냐”고 격분했다.

시위대의 행보에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많았다. 볼티모어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파울라 이스튼 (Paula Easton) 씨는 울음을 터뜨리며 “이건 고인(프래디 그레이)을 애도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냥 그들의 개인적인 이유로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면서 “그들 스스로 지역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울부짖었다.

경찰은 시위대 저지를 위해 캡사이신 물대포와 일부 시위자들을 체포한 것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실제 시위는 방화와 약탈 등 폭력 사태로 번져 경찰관 15명이 다치고 경찰차가 화염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시위대 25명이 체포됐다.

그레이의 가족은 변호사를 통해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운동이 폭력으로 얼룩지지 않기 바란다”고 입장을 전했다. 


문재연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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