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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박스 할인특약 사라진다, 왜?
“사업비 절감 도움” 빗나간 예상
고장난 기기 장착 모럴헤저드 심각
이미 보편화…시장규모 축소 부작용
손보사, 업무용車부터 인하·폐지



손해보험사들이 블랙박스(영상정보처리장치) 장착 차량에 대해 일부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블백박스 할인특약’을 속속 폐지하거나 할인율을 줄이고 있다. 이는 당초 손보업계가 손해사정비용 등 비용 절감으로 인한 손해율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가고, 되레 모럴헤저드 등 부작용만 낳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손해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초 LIG손해보험이 업무용 차량에 대해 블랙박스 할인특약을 전면 폐지한데 이어 최근 롯데손해보험도 업무용 차량에 대해 블랙박스 할인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손보는 당초 업무용 차량에 대해 4%의 블랙박스 할인을 제공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블랙박스 장착차량에 대해 보험료 할인을 제공한 이유는 (사고 후)명확한 과실여부를 밝힐 수 있어 운전자간 분쟁을 피하고, 손해사정비용 등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이라며 “비용 절감은 고사하고 블랙박스 장착 업무용 차량의 손해율이 4% 포인트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보업계에서는 일부 소비자들이 블랙박스 보험료 할인를 받기 위해 장착도 하지 않거나, 고장난 블랙박스를 정상 가동한다고 속여 보험가입 시 보험료를 부당 할인 받는 등 모럴헤저드도 적지않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블랙박스 할인특약 상품이 개발될 당시와 달리 블랙박스 장착 차량이 보편화 된 것도 손해율 관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LIG손보 관계자는 “보험가입 과정에서 블랙박스 창작여부에 대한 확인업무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사고가 발생해야 장착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할인보험료 환수 등)민원 발생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용 차량에 대해서는 할인혜택을 주다가 없애는 것인 만큼 정서상의 이유로 폐지를 못하고, 우선 업무용 차량에 대한 할인특약을 폐지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향후 전 업종에 대해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화재도 업무용 차량에 대해 4%에서 1%로 할인율을 대폭 낮춘데 이어 동부화재 역시 4%에서 3%로 할인폭을 줄였고,LIG손보와 롯데손보가 전면 폐지하는 등 블랙박스 할인율을 낮추거나, 속속 폐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개발 당시 블랙박스 장착 차량이 희소했으나, 지금은 저렴한 블랙박스가 출시돼 보편화된 상태”라며 “가격이 싼 블랙박스는 화질도 좋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지는 등 전체 차보험 시장규모만 줄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료 인하 혜택에 따른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는 만큼 향후 블랙박스 할인에 대한 인하 또는 폐지 가능성은 손보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양규 기자/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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