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활동해 ‘명예지식인’ 되고파
“안타깝지만 가품입니다. 정품 사이즈 탭과 비교해보시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정품은 사이즈 탭의 폰트가 모두 일정하죠. 다음부터는 확실하게 검증된 인지도 있는 정품 사이트만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한 네티즌이 네이버 지식iN(이하 지식인)에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한 운동화의 진품ㆍ가품 여부를 묻자 닉네임 ‘코비진스’는 가품이라는 사실과 함께 그 이유를 설명하는 답을 올렸다. 코비진스는 네이버 지식인에서 ‘운동화 전문가’로 통한다. 운동화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기면 알만한 사람은 콕 집어 ‘코비진스’에게 답변을 요청할 정도다. 그는 지난 10여년 간 네이버 지식인에서 8만5300개 이상의 답변을 남기고 채택률 92%를 기록해 최근 네이버 지식인 ‘절대신’에 등극했다.
네이버는 기존 지식인 최고 등급이었던 ‘태양신’ 상위로 이용자들이 직접 선정한 은하신, 우주신, 수호신, 절대신 등급을 최근 신설했다.
현재 최고 등급인 절대신에는 8만개 이상의 답변을 제공하고 90% 이상의 채택률을 기록한 2인만이 이름을 올렸다.
코비진스로 활동하고 있는 곽지원(37·사진) 씨가 바로 절대신 중 한 명이다. 광주에서 음악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곽 씨는 지난 2003년 이후 현재까지 10년 넘게 지식인 활동을 한 결과 지금은 ‘운동화’에 관한한 전문가로 손 꼽힌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신발에 관심이 많았고, 군 입대를 앞두고 우연히 지식인 활동을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됐다”면서 “평균 하루 3~4시간씩 투자해 50~60개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근하기 전 새벽 시간이나 퇴근 후의 시간은 음악학원장이 아니라 지식인의 ‘절대신 코비진스’로 활동하는 시간이다.
실제 곽 씨는 운동화를 수집하는 취미도 갖고 있다. 400켤레 이상의 운동화를 소장하고 있는데 금액으로 따지면 몇 천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신발 사업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을 때도 많았지만 곽 씨는 “취미로 하니 부담없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답했다.
10년 넘게 운동화를 수집하고 지식인에 답변을 하다보니, 네티즌들이 올려주는 사진만 봐도 진ㆍ가품을 구분할 수 있을 경지에 올랐지만 더 정확하고 구체적인 답변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라는 얘기를 듣고 있지만 운동화에 대한 정보나 자료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것은 여전히 그의 일상이다.
그의 지식인 활동은 기부 참여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식인에 올린 답변이 채택 될 때 마다 쌓이는 사이버 머니 ‘콩’을 해피빈(기부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과 도움이 필요한 공익단체를 연결해주는 네이버의 온라인 기부 포털)에 상당수 기부하기도 했다. 기부한 콩은 현재까지 3만5000개가 넘는다.
곽 씨는 “앞으로도 지식인 활동을 꾸준히 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고 ‘명예 지식인’에도 오르고 싶다”고 기대했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