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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9재보선 창과방패-광주서구을] ‘성완종 파문’ 빗겨간 野 대 野 대결
-“정권교체 이룰 야당 맹주 누구냐”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광주서구을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사각지대다.

집권여당과 야당의 경쟁이 아닌 야권 간 경쟁 구도로, 나머지 3개 선거구에서 불거지는 부패척결론, 정권심판론의 여파가 적다. 이번 광주서구을 보선의 핵심은 광주 민심이 2017년 정권교체를 이룰 야당 맹주로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있다.

광주서구을 보선을 두고 ‘문재인과 천정배의 경쟁’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재인 대표에게는 당 대표이자 대권주자로서 총선, 대선의 기반을 닦는 첫 시험대이고, 당을 박차고 나온 천정배 후보에게는 야권의 잠룡으로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마지막 기회다.

양 쪽 모두에게 ‘절대 패배할 수 없는 선거’인 셈이다. 


▶조영택, 문재인 총력 지원 받아…‘호남 사죄+뚜벅이 유세’= 당의 근간이자 텃밭에서 새정치연합은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다른 지역 다 이겨도 광주에서 지면 당이 요동칠 것”이라는 인식이 당 내에 팽배하다. 이런 위기의식으로 문재인 대표는 지난 3월22일 아시아문화전당보고대회 참석을 시작으로 한달 동안 총 5차례 광주를 직접 찾았다. 이중 1박2일 일정도 두차례나 있었다. 날 수로만 따지면 총 7회로 4개 선거구 중 가장 많이 방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와 문재인 대표가 지난 19일 광주 서구 매월동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제공=각 캠프]

참여정부에 서운한 감정이 많은 광주 민심을 돌리는 것이 남은 6일 간 최우선 과제이자 전략이다. 친노의 수장인 문 대표는 정공법을 택했다.

호남 홀대에 대한 사죄다. 직접 시민들을 만나 “대선 끝나고 저보다 더 많이 상처를 받으셨을 것이다. 죄송하다”는 말로 진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력을 과시하는 대규모 유세 대신 지역 곳곳을 홀로 다니는 ‘뚜벅이 유세’도 진정성을 내세우기 위한 전략이다.

당 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캠프 관계자는 “문 대표가 진솔하게 다가가니 시민들 마음이 많이 풀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민심이 움직이고 있음을 느낀다. 20~30대 젊은 층의 지지도는 우리가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도 “문재인 효과가 바닥에서 나타나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1박2일 일정으로 문 대표가 광주를 다니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천정배 ‘메기론’ 강조…野 반감, 지지율로 끌어모으기= 무소속 천 후보는 승기를 잡고 있다. 선거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8~10%포인트 차이를 유지하며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천 후보는 호남 정치를 복원하고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야권의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제1 야당에 대한 광주의 심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천 후보는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을 담당해야 할 야권이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니 (광주 시민들이) 회초리를 들어주셔야 한다”며 “미꾸라지가 빈사 상태일 때 메기 한마리를 집어 넣으면 되살아난다는 ‘메기론’ 처럼 막대기만 세워놔도 당선되던 광주에서 기득권 정치가 돼버린 야당에게 회초리를 때려 야당을 살리고 광주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지난 20일 광주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에서 시민들을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각 캠프]

천 후보의 지지 기반은 대중적 지지도와 구 민주당 출신의 일부 호남 정치 세력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호남 지역 야권 정치인들이 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보궐선거는 조직력이 중요한 만큼 선거 막바지가 될수록 무소속 후보로서의 애로는 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새정치연합이 문 대표를 앞세워 당의 간판 의원들을 대거 광주에 투입하며 조직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 막판 판세는 예측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승 ‘예산불독’ …與“예결위원ㆍ최고위원 지명” 총력 지원= 새누리당은 야권의 양강 구도 속에서 ‘지역 일꾼론’을 내세워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식품의약안전처 처장 출신인 정승 후보는 ‘여당 불모지’ 광주에서 ‘예산불독’을 자처하고 나섰다. 새누리당도 총력 지원에 나서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예결위원과 최고위원으로 지명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광주서구을에 출마한 이정현 최고위원이 39.7%를 득표한 전례가 있는 만큼 물량 공세를 통해 낙후한 호남지역을 되살리겠다는 작전을 앞세운 셈이다. 

4.29 재보선 광주서구을 새누리당 정승 후보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0일 광주 빛고을 노인건강타운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제공=각 캠프]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광주서구을의 민심은 혼란스러운 상태다. 야권 간 경쟁 구도를 보이며 어느 후보가 정권교체를 이룰 진정한 야당인지를 가늠해야하기 때문이다. 4개 선거구 중에서도 정확한 판세가 가장 나중에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CBS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여론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광주서구을에서는 천 후보의 지지율이 41.6%를 기록하며 조 후보(29.9%)와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4.38%포인트) 밖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성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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