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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해운 1분기 실적 장밋빛, 저유가+부산신항만 효과 톡톡
[헤럴드경제(부산)=조민선 기자]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던 해운업계가 장밋빛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 1위인 한진해운은 올 1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2010년부터 5년간 지속된 긴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는 셈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진해운의 1분기 영업이익을 887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622억원의 손실을 냈다.

실적 호조의 가장 큰 요인은 유가 하락이지만, 컨테이너 사업 수익성 개선도 영향을 미쳤다. 
한진해운의 부산신항만터미널에 정박한 1만3100TEU급 한진 수호호에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모습.

특히 한진해운이 물량을 실어나르는 가장 큰 항만인 부산 한진해운신항만의 컨테이너 물량이 늘어났다.

지난해 한진해운의 신항만 처리 물량은 25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였다. 이는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처리 물량의 13%에 해당된다.

22일 한진해운 실적 견인의 효자노릇을 한 부산의 한진해운신항만 컨테이너 하역 현장을 찾았다. 여의도 4분의 1 규모(69만4000㎡) 부지에 자리잡은 초대형 터미널로, 1만8000TEU급 초대형 선박의 물량 처리가 가능하다.
컨테이너 상자들이 쌓여있는 컨테이너 야드.

갠트리 크레인이 쉴새없이 선박과 부두를 오갔고, 크레인이 오갈 때마다 컨테이너들이 하나 둘 배로 옮겨졌다. 크레인 기사가 마치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듯 크레인의 장비를 활용해 컨테이너를 정교하게 움직였다. 한치의 빈틈없이 컨테이너 박스들이 선박 위에 촘촘하게 쌓였다.

하역장 바로 옆에 있는 컨테이너 야드(작업장)에는 컨테이너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야드에서 하역작업을 하는 크레인도 쉴틈없이 움직였다. 크레인의 자동화시스템으로 사람없이 자동으로 척척 움직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현장 관계자는 “현장분위기만 봐도 몇년전 침체기와 달리 생동감이 돈다. 야드에 빽빽하게 쌓여있는 컨테이너의 양이나 현장에서 하역 속도를 보면 실적을 가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선박에 화물을 얼마나 신속하게 하역할 수 있는지도 항만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 현재 한진해운의 신항만 하역속도는 시간당 32~34개 컨테이너를 옮기는 선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야드의 무인 자동화 시스템 구축도 시간당 운반량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방문 당일에는 한진 수호호가 컨테이너 하역을 위해 정박해 있었다. 한진 수호호는 국내 해운사가 보유한 선박 중 최대 규모로 미국 맨하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380m) 높이에 맞먹는 초대형 선박이다. 20피트(6미터) 크기 컨테이너의 1만3100개를 적재할 수 있다.

한진해운의 올해 신항만에서 물량 목표는 257만TEU다. 비수기인 1분기에 약 72만TEU를 처리한 상황이라, 3분기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그외에도 수익이 적은 노선을 정리하는 등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 대서양을 오가는 노선, 미주 서부 해안을 오가는 노선 등 10여개 비수익 노선에서 철수했다. 대신 물동량이 늘고 있는 중동 노선을 새로 개설하고 동인도 노선에도 선박을 추가로 배치해 공급량을 늘렸다. 과감하게 효율이 낮은 선박을 매각하거나 폐선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NH투자증권 송재학 연구원은 “2분기에 미주 노선을 오가는 컨테이너 운임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컨테이너 해운 시장 성수기인 3분기에는 시장상황이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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