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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창흠 SH공사 사장 “SH공사를 좋은 기관으로 만드는 데 올인할 것”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사장으로 취임한 만큼 SH공사를 좋은 기관으로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을 겁니다.”

지난해 11월 변창흠 세종대 교수의 SH공사 사장 취임을 앞두고 여러 말이 난무했다. 주로 서민과 소외계층 위주의 주택정책을 이론적으로 밑받침해왔던 변 교수가 서울시 주택정책 실행 단계의 최전선에 있는 SH공사 사장에 취임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얘기도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친분에 따른 ‘코드’ 인사라는 비판도 있었고, SH공사 사장 취임 후에는 SH공사 본부장급에 자기 사람을 채운다는 말도 뒤따랐다.

그러나 변 사장은 고심 끝에 SH공사 사장 자리를 맡은 만큼 오로지 조직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SH공사는 제 옛 직장이기도 합니다. SH공사 연구원으로서 많은 꿈을 꾸고 실제로 많은 정책을 현실에 반영했지요. 이제 제가 수장이 된 만큼 그동안 쌓아온 이론과 정책 현장에서 경험한 실제를 조화시켜 SH공사를 시민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기관으로, 그리고 서울시를 대표하는 주택정책 실행기관으로 만드는 게 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내부 직원으로 채워졌던 본부장급 인사를 개방형 직위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서는 조직 혁신을 위한 조치였을 뿐, 자기 사람 심기가 결코 아니었다고 말한다.

“영입된 외부 인사들 면면을 보면 오히려 저와 성향이 다른 분들이 많습니다. 자기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들을 능력 위주로 모셔왔기 때문에 전 직장보다 연봉이 적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임기 내에 자기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겠다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일단 가슴 속에 뜨거움은 간직하되 현실 속 차가운 리얼리스트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이 비친다. 학자로서 바라보는 세계와 조직 수장으로서 바라보는 현실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일까.

변 사장은 우선 SH공사의 대표적 주택정책 브랜드인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존폐여부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뛰는데 시프트 전셋값의 오름폭은 크지 않아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기전세주택을 운영할수록 SH공사의 부채는 늘어나는 구조다.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 2014년 말까지 공급된 시프트는 총 2만6494가구. SH공사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전체 임대사업 적자 규모의 60%를 시프트가 차지했다. SH공사가 공급하는 전체 임대주택 16만여호 가운데 16%에 불과한 시프트가 전체 적자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변 사장은 향후 시프트 공급량을 줄이거나 전세인 시프트를 월세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변 사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기존 서민 위주의 주택정책을 펴던 것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변 사장의 입장은 확고해 보인다. 정책의 취지가 좋다고 해서 조직에 해를 끼치면서까지 계속 끌고갈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변 사장은 “SH공사 사장으로서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는데 급급해 조직을 망치고 싶진 않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연 SH공사가 서울 시민을 위해 어떤 도움을 주는 조직이어야 하는 지를 고민해 민간 영역에서 하지 못하는 사업을 담당하는 공공디벨로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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