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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전문은행, 이번엔 은산분리 논란 해결할까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금융위원회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확정할 계획인 가운데 ICT 기업의 인터넷 전문 은행 진출을 돕기 위해 은산(銀産) 분리 규정이 완화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핀테크(Fin-Tech) 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최신 통신 및 모바일 기술을 금융업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현재 비금융 주력자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을 4%까지만 취득하게 한 은행법 은산분리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6일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세미나 축사에서 “은산분리 규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동안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제도와 관행을 정비해야 한다”며 은산분리 규제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은산분리 규정 문제는 비단 소유구조 문제에만 연결된 것은 아니 서 연구위원은 “해외의 인터넷 전문은행 사례나 국내의 산업은행의 다이렉트 뱅킹 실패 사례를 분석해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모기업의 기존 사업에 특화된 비지니스 모델 없이 비용절감을 통해 고금리 경쟁력만 내세울 경우 시중은행의 견제를 이겨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과 산업의 융합이 필연적이라는 얘기다. 


태평양 조정래 변호사는 이날 발표에서 은산분리 규정에 대해 “ICT 기업 등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유인을 없애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금융시장 발전과 소비자 편익에 도움이 되는 타당성 있는 사업계획을 내면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측면에서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ICT 기업 같은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지분 4%를 초과해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 내 외부에선 4% 조항을 30% 내외로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재벌에 대해선 인터넷은행 진출을 계속 불허하되, 은행업 진출을 차단하는 산업자본의 비금융 자산총액(2조원 이상)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2조원 이상’은 2002년 당시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기준(2조원)에 준한 것인데, 현행 공정거래법은 5조원 이상으로 바뀌었으므로 적어도 이에 맞출 필요성이 있다는 것. 그는 “5조원 이상으로 해도 공기업을 빼면 거의 50개에 달하는 기업집단이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2002년과 2008년 두차례에 걸쳐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은산분리 규정이 완화될 경우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화 될 것을 우려한 여론 때문에 좌절하고 말았다. 특히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려면 재벌의 횡포를 막을 장치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 변호사는 “대주주의 사금고화나 위험 전이 우려에 대해선 은행업 진입단계에서의 금융위 인가제도, 운영단계에서의 대주주와 거래 규제, 은행 경영의 독립성 확보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한도를 자기자본의 25%에서 15%로 줄이거나, 대주주 발행 주식을 아예 취득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동일인차주 규제, 대주주 거래제한, 대주주 의무사항 등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벌 문제가 심각한 일본의 경우 모기업의 재무제표 및 감사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제출하고 리스크 차단을 확실히 이행하는 조건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출자를 인가한다. 이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업무개선 명령을 내리고 이 또한 거부하면 의결권 정지 및 인가 취소에 들어간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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